[ET단상]잊어버릴 권리, 기억해야할 의무

2024. 12. 18. 1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랜 인연을 이어온 필자의 미국 영화과 교수가 지난 해 여름 한국에 다큐를 찍으러 왔다.

오랜만에 재회한 자리에서 그는 세계적 폐기물과 쓰레기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한국에서 무언가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UN 주도 국제 플라스틱 강제 감축협약 등을 통해 폐기물 중 소각과 매립을 줄이는 재활용 방식도 분리배출과 정부보조금 등의 방식을 벗어나 최근에는 미래 산업에 맞는 구체적 방법론이 설계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

오랜 인연을 이어온 필자의 미국 영화과 교수가 지난 해 여름 한국에 다큐를 찍으러 왔다. 오랜만에 재회한 자리에서 그는 세계적 폐기물과 쓰레기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한국에서 무언가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제목을 '잊어버릴 권리, 기억해야 할 의무(Right to Forget, Duty to Remember)'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우리는 무언가를 사용하고 결국 그 대상물을 버리는 데 버리는 행위는 그 대상물을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래서 쓰레기와 폐기물이라는 흔적을 남기게 되고, 우리 후손들은 이 흔적으로 우리를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폐기물이 남긴 흔적에 우리의 책임이 있다.

그래서 UN 주도 국제 플라스틱 강제 감축협약 등을 통해 폐기물 중 소각과 매립을 줄이는 재활용 방식도 분리배출과 정부보조금 등의 방식을 벗어나 최근에는 미래 산업에 맞는 구체적 방법론이 설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재활용으로 인한 탄소배출 감축량은 탄소배출권 형태로 자본시장과 연결되며, 순환자원 또는 재생원료는 산업에 원료를 공급하는 새로운 친환경 공급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점차 재활용의 개념은 우리 사회와 산업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면서 복잡해져 이제 재활용은 우리 문화와 구분지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인천시가 추진하는 자원순환을 위한 환경실천 멤버십 통합 서비스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많은 폐기물이 발생되는 발생지는 도시이며, 이 도시를 대상으로 자원순환 도시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시의 구성원인 시민들 참여를 이끄는 디지털 정보체계를 문화적으로 구현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힘을 보태 인천시민들이 자원순환 행위에 참여하고 보상받는 이 전체 과정을 블록체인 등 최첨단 디지털 체계로 구성함에 따라 다른 도시들로 확산될 수 있는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필자가 지난 해 서울시교육청 생태전환 워크숍 특강에서 선생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시대의 재활용은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재활용과 정의도 다르고 방법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의 재활용 방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아이들 스스로 재활용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모습인지를 깨닫고 정의하며, 그에 맞춰서 행동을 찾아가도록 영감을 주는 교육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레기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고, 그래서 행동을 바꿔 우리의 흔적까지 바꾸는 변화는 그 어떤 물질적 자산보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귀한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다. 인천시의 자원순환 환경실천에 대한 통합 서비스가 더 늦기 전에 성공적 롤모델로 자리를 잡아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도시환경을 아이들에게 잘 돌려줘야 하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 info@superbin.co.kr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