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 때만큼 힘들어요"…'계엄 불똥' 맞은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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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처럼 영업시간을 제한하지도 않았는데 매출이 그때랑 비슷해요" 18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고깃집 주방장 조희종씨(45)가 이렇게 말했다.
조씨는 "보통 이맘때는 매일 수첩 가득 예약이 차지만, 오늘은 예약이 아예 없고 하루에 예약 한 두 개만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조씨에 따르면 이날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영업자 열에 아홉은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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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때처럼 영업시간을 제한하지도 않았는데 매출이 그때랑 비슷해요"
18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고깃집 주방장 조희종씨(45)가 이렇게 말했다. 조씨는 "보통 이맘때는 매일 수첩 가득 예약이 차지만, 오늘은 예약이 아예 없고 하루에 예약 한 두 개만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조씨에 따르면 이날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까지 겹쳐 여의도와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식당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집회와 시위로 인한 소음 문제가 커지고 주요 고객층인 공무원들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영업자 열에 아홉은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18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선 결과 응답자의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소상공인이 36.0%로 가장 많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감소하자 종업원 숫자를 줄이기도 했다. 여의도의 고깃집 사장 이모씨(62)는 "매출이 20% 넘게 줄었고, 인건비가 부담돼 직원 12명 중 4명에게 잠시 일을 쉬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 상권이 큰 타격을 입은 이유는 계엄 사태 이후 집회와 시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계엄 사태 이후 이 일대에서 날마다 집회가 열리며 소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광화문에서 4년째 주점을 운영 중인 박모씨(69)는 "가게 근처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가 매일같이 열리자, 손님들이 시끄러울 것 같다며 예약을 전부 취소했다"고 했다. 광화문 인근 주점의 점장 양모씨(57)는 "집회가 자주 있어 교통이 불편하고 시끄러워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약속을 잘 잡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와 광화문 인근 식당의 주요 고객이 국회 관계자나 공무원이라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연말 단체 회식과 송년회를 자제하게 된 탓이다. 여의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박모씨(60대)는 "매출이 늘어야 할 시기에 저녁 예약이 40% 정도 취소됐다"며 "고객들이 서로 아는 사이일 텐데 안 좋은 소문이 날까 봐 싫은 티도 못 내고 점심에라도 찾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자영업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환율 때문에 통화정책은 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 정부가 재정을 써서 소비를 활성화하는 것 외에는 대안을 찾기 어렵다"며 "당장 급한 것은 이른 시간 안에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 소비를 진작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대출로 연명하는 와중에 이자율을 내리는 것 정도로는 큰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다"면서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혜택을 늘리고 발행을 확대하는 것이 도움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자영업자 #계엄
jyseo@fnnews.com 서지윤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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