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국의 결단, 김용현은 영웅” 화환 배달원은 절망했다
“갖다놓으면서도 착잡하다. 국민 가슴에 대못 박은 것”
“대통령의 권한으로 비상계엄, 어떻게 내란이냐”
목소리 갈리는 시민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 “김용현 국방부 장관님 기죽지 마십시오!”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에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 50개가 줄 지어 서 있었다. 대부분 육군사관학교 출신 구국동지회가 보낸 화환으로 김 전 장관을 응원하는 글들이 담겼다.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등 군 간부 출신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화환에 적힌 문구에는 이번 12‧3 비상계엄을 이른바 ‘결단’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한 김 전 장관을 ‘영웅’으로 지칭하고 있었다. 육사 35기 구국동지회는 “김용현 장관! 구국의 영웅”이라는 화환을 보냈다. “목숨 건 결단 응원한다”, “계엄선포 내란 아니다”며 김 전 장관을 옹호하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이재명에게 넘길 수 없다”, “내가 김용현이다! 종북좌파 떨고 있나?”, “의회독재 종북좌파 비상계엄이 답!“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간첩법 반대 및 22번의 탄핵안을 낸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독재로 국헌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와 궤를 같이하는 문구다.
동부구치소 앞에 늘어선 화환 50개를 배달한 A씨는 “갖다놓으면서도 착잡하다”면서 “먹고 사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데, 내란을 저지른 인물한테 화환을 보내는 게 잘 이해가 되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온 이모(55) 씨는 “반역자한테 어떻게 이런 화환을 보내는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어떻게 이룬 민주화인데, 다시 국민에게 총을 들이대면서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시대에 이런 내란을 벌인 김용현 장관 등 반역자들을 엄하게 벌해야 한다. 해도 해도 너무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서울 송파구 운정동에 사무실이 있다는 최모(59) 씨는 “이 화환을 보니까 너무 울컥했다”며 “내란은 민주당이 했는데, 어떻게 김용현 장관이 구치소에 있을 수 있냐. 눈물 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김용현 장관은 나라에 전쟁이 났으면 선봉에 서서 총 들고 싸우며 나라를 지킬 사람”이라며 “대통령의 권한으로 비상계엄을 했는데 어떻게 내란죄가 적용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부구치소에 화환을 보낸 김 전 장관과 같은 육사 출신 박창우 육사25기 구국동지회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김용현 장관의 애국운동을 격려하고, 성원한다는 차원에서 화환을 보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지금 더불어 민주당이 나라에 반역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들이야 말로 반국가세력”이라며 “김용현 장관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을 저질렀다고 보지 않는다. 국가를, 안보를 지키는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판단을 해서 계엄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 (민주당이) 나라를 위험한 상태로 만들고 있는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용현 전 장관은 17일 자신의 변호인단을 통해 심경을 밝히는 글을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은 국회의 국헌 문란과 내란에 준하는 패악질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우리사회에 암약하고 있는 종북주사파를 비롯한 반국가세력을 척결해서 미래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려는 대통령님의 소중한 뜻이 담겨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님과 여러분들의 여망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구국의 일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 자유대한민국의 운명이 여러분께 달려있다. 저도 끝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장관의 명령에 따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 3명의 사령관이 불법적으로 구속돼 있다”며 “이들 외에도 많은 부하장병들이 불법 수사로 고통받고 있다. 그들 모두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많은 성원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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