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만 더 팔면 미리 공시했어야 했는데… 루닛 블록딜 임원들의 꼼수

정민하 기자 2024. 12.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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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주가가 임원과 주요 주주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여파로 약세인 가운데 시장에선 이들이 사전 공시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 임원 6명과 주요 주주 1인 등 7명은 보유한 일부 주식을 이날 장이 열리기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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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주가가 임원과 주요 주주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여파로 약세인 가운데 시장에선 이들이 사전 공시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루닛 창업자인 백승욱 이사회 의장(왼쪽)과 서범석 대표이사. /루닛 제공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 임원 6명과 주요 주주 1인 등 7명은 보유한 일부 주식을 이날 장이 열리기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된 주식은 38만334주로 대상 기업은 미국계 롱펀드 운용사다.

이 여파로 최근 고공행진하던 루닛의 주가가 하락하자 회사 측은 해명에 나섰다. 루닛 관계자는 “회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에 임원과 관계자가 적극 동참한 데 따른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것”이라며 “회사 성장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날 루닛은 백승욱 이사회 의장과 서범석 대표이사가 총 6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 774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블록딜에 대한 주주 불안감을 해소하고 잠재적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을 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제도는 상장사 내부자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분 10% 이상 주요 주주와 회사 경영진, 전략적투자자(SI)는 지분 1% 이상 혹은 50억원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 가격과 수량·기간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이날 루닛이 올린 공시를 보면 박현성 상무이사, 이정인 이사, 박승균 상무이사, 유동근 상무이사, 팽경현 상무이사 등은 각각 보통주 6만4156주를 7만7934원에 팔았다. 1인당 매도금액을 계산하면 49억9993만3704원이다. 사전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0억원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게 판 것이다.

앞서 루닛은 기관과 연기금이 집중 매수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70% 가까이 상승했다. 의료 AI 기업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날 오후 2시 57분 기준 루닛은 전 거래일보다 7700원(9.19%) 하락한 7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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