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제지했더니 학부모 한다는 소리가...MZ교사 60% “교단에 미련 없다”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4. 12. 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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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후반 교사 A씨.

A씨가 교직을 선택하게 된 것은 초등교사로 정년 퇴직한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

서울 송파구 한 초등학교에서 부장 교사를 맡고 있는 B씨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오히려 '맞고소'하는 사례도 늘면서 학폭 업무 부담도 과중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교직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으로 교단에 섰는데 교사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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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2021~2023년 초등교사 7885명 대상 조사
교직 경력 5년미만 교사 59.1% “교직 이탈 의향 있다”
여교사 58.5% “정년까지 안 다닐 것”
박봉에 민원·교권 침해 늘어 회의감 커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실 사진. [매경DB]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후반 교사 A씨. A씨는 퇴근 후 약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 공부를 한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기에 수학과 탐구 과목에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A씨가 교직을 선택하게 된 것은 초등교사로 정년 퇴직한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

하지만 막상 초등학교 발령을 받자 현실은 달랐다. 교실에서 친구에게 달려드는 아이를 제지했는데, 그날 오후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 얘기는 안 들어보고 선생님이 큰 소리를 내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항의했다. A씨는 “아이들이 욕설을 하거나 수업 방해를 해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교직에는 미련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한 때 가장 선망받던 직업으로 꼽혔던 초등교사 인기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교직 경력 5년 미만의 MZ교사 10명 중 6명이 교단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내놓은 KEDI브리프에 따르면, 교직경력 5년 미만인 저연차 교사 중 교직 이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2021년 39.73%에서 2022년 48.6%, 2023년 59.1%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21~2023년 초등교사 78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10~15년 사이의 중경력 교사들 상황도 비슷하다. 교직 경력 5년 미만 교사들보다 적었지만 2021년 34.5%, 2022년 39.2%, 2023년 44.4%로 교단을 떠나겠다는 답이 증가 추세다.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2021년 37.5%에서 2022년 42.5%, 2023년 53.1%로 급증했다.

특히 여교사가 남교사보다 정년까지 재직 의향이 없다는 답이 더 많았다. 정년까지 재직 의향이 없다고 답한 여교사는 2022년 50.1%에서 2023년 58.52%로 늘었다. 같은 기간 남교사는 32.3%에서 40.58%로 증가했다.지역별로는 특별광역시, 중소도시, 읍면도서 순으로 정년까지 다니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것은 낮은 처우에 늘어나는 민원·교권 침해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한 초등학교에서 부장 교사를 맡고 있는 B씨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오히려 ‘맞고소’하는 사례도 늘면서 학폭 업무 부담도 과중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교직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으로 교단에 섰는데 교사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낮은 처우도 교직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저연차(초등교사 9호봉·비담임 기준) 교사 월 실수령액은 230만 916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9860원)을 월 급여로 환산한 206만 740원과 비교해 약 24만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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