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호캉스 대목 다 날아갔다”…숙박업계도 심각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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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씨와 같이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예정했던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숙박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 숙박업을 하는 A씨 역시 "12월은 성수기라서 예약이 넘치면 넘쳤지, 이렇게 줄어든 적은 없었다"면서 "(비상계엄 이후로) 예약 문의 전화인 줄 알고 받으면 취소 문의 전화인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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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자영업자 2명 중 1명 “피해”
#. 연말이 되면 친구들과 서울 근교로 놀러가곤 했다는 남모(29) 씨는 지난달 미리 예약해둔 숙소를 2주 전에 취소했다. 대신 매주 토요일 친구들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7일과 14일 모두 국회 앞을 찾았다는 남씨는 “시국이 이렇게 뒤숭숭한데 마음이 번잡해 어딜 놀러가겠느냐”라면서 “여행은 미룰 수 있지만 시위는 미룰 수 없어 지금 당장 놀러 못 가는 게 크게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씨와 같이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예정했던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숙박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숙박업 운영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취소 건수가 많다’는 호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는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할인 등 이벤트에 나섰다.
실제로 외식·숙박업계 종사자 2명 중 1명이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로 인한 피해를 봤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10∼12일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외식업자 248명, 숙박업자 257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계엄·탄핵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전체의 46.9%로 집계됐다. 아직 피해가 없다고 한 응답자들 중에서도 ‘앞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한 비율이 46.6%에 달했다.
부산에서 펜션을 운영중인 이모 씨는 “올해 연말 예약 취소율이 30% 정도 된다”면서 “특히 지난 주에는 취소 건이 절반 가량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지난 주말에는 취소 수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예약을 철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부산은 늘 관광객이 많아 코로나 팬데믹 때도 이 정도로 타격감이 세진 않았다”며 “이 상황이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겨울 장사는 완전히 글렀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숙박업을 하는 A씨 역시 “12월은 성수기라서 예약이 넘치면 넘쳤지, 이렇게 줄어든 적은 없었다”면서 “(비상계엄 이후로) 예약 문의 전화인 줄 알고 받으면 취소 문의 전화인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취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걸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씁쓸하다”고 했다.
남은 객실에 특가를 적용하는 등 긴급 대안을 마련하는 숙박업자도 있었다. 경기도 양평의 한 중소숙박업에 종사하고 있는 40대 B씨는 “갑자기 예약 취소된 객실에 한해 숙박권을 기존 가격보다 20~30% 낮은 선에서 판매하는 특가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이어 B씨는 “가족 단위로 오던 단골 손님들조차 이번엔 찾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어떻게든 빈 방은 없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종의 자구책을 찾아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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