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투수 팔꿈치 수술 2배 증가…"구속 증가 여파"

전영민 기자 2024. 12. 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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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4~16년간 구속 변화와 투수 수술 증가 그래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오늘(18일) 투수 부상과 관련한 연구 분석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MLB 사무국은 MLB 투수들의 부상이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는 스포츠 과학 발달에 따른 훈련 방식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습니다.

구속, 구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하는 경향은 투수들의 부상 위험을 높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는 유소년 및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선수 보호를 위한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한 MLB 투수는 21명에서 2024년 41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습니다.

마이너리그 투수는 83명에서 240명으로 약 3배가량 폭증했습니다.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총일수도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2015년 이후 많이 증가해 올해는 2005년 대비 두 배가량 치솟았습니다.

MLB 사무국은 투수들의 부상 증가가 스포츠 과학 발전에 따른 훈련 방식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MLB 각 팀은 2008년 투구 추적 시스템이 도입된 뒤 투수들의 구속과 회전수,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빠르고 많이 회전하는 공을 던지기 위해 다양한 훈련 장비와 프로그램, 시스템이 개발됐는데 결과적으로 MLB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2024시즌 MLB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4.2마일(약 151.6㎞)로 2008년 91.1마일(146.6㎞)보다 무려 3.1마일(5㎞)이 빨라졌습니다.

리그에서 나온 100마일(160.9㎞) 이상의 공은 2008년 214개에서 지난해 3천880개로 폭증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소개한 MLB닷컴은 "각 팀은 아예 투구 연구소를 만들어서 투수들에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현장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투수들의 구속을 증가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반대로 부상 위험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부상 시기도 변했습니다.

과거엔 시즌 중에 다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3, 4월에 부상하는 빈도가 증가했습니다.

최근 2년 사이 3, 4월 부상 빈도는 70%가량 늘었습니다.

MLB닷컴은 "많은 투수는 개막을 앞두고 사설 훈련 기관에서 구속, 회전수,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집중 훈련을 한다"며 "이는 부상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매체는 "선수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해야 할 시기에도 훈련에 집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환경이 유소년 및 아마추어 야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고교선수들이 MLB 스카우트 앞에서 기량을 선보이는 '퍼펙트게임 쇼케이스'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의 비중은 크게 늘었습니다.

시속 95마일(152.9㎞)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지난 10년간 무려 7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MLB닷컴은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어린 선수들의 부상을 키우고 선수 생명 단축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LB 사무국은 보고서를 통해 투수들이 건강과 내구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규정 변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비시즌 훈련 내용과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및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의 부상 동향 등을 분석해 MLB와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1년 동안 작성됐으며 전·현직 투수들과 정형외과, 스포츠의학 의료진, 생체역학 전문가, 현직 지도자, 트레이닝 코치,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 아마추어 및 독립리그 지도자 등 200여 명의 야구 전문가가 의견을 냈습니다.

(사진=MLB 투수 부상 분석 보고서 캡처, 연합뉴스)

전영민 기자 ym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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