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불충전금 이자 500억, 은행·업체가 '꿀꺽' 아시나요?

연간 3조 선불충전금 이자 500억…은행·사업자가 '꿀꺽'

[앵커] 

카카오나 네이버페이, 쿠팡 등에서 카드 결제보다 캐시처럼 충전해서 쓰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이 규모가 연간 3조 원 정도로 거대해졌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충전을 통해 맡겨진 돈에 대한 이자는 누가 가져갈까요. 

이 운용 이익과 이자는 은행과 사업자들이 나눠 챙기고 있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은 지난달까지 5천640억 원에 달합니다. 

카카오페이는 신한은행에 이 돈을 맡기고 190억 원의 이자를 받았습니다. 

국회 박상혁 의원실에 따르면 상위 10개 사업자의 선불충전금은 총 3조 660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 업체들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각자 제휴 금융회사에 이 돈을 맡기고 이자로 480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 중 교통카드 결제업체인 '이동의 즐거움'만 4억 원의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줬습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선불충전업자들은 선불충전금을 별도 보관하고, 보증보험이나 신탁 등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발생한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업체들은 고객에게 지급하기가 애매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지난 2019년 핀테크 회사들이 충전금의 1.5%~5%를 이자나 포인트로 돌려주며 경쟁하자 금융당국이 "유사수신의 여지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사한 이유로 예치금 이자를 돌려주지 못했던 가상자산업계는 지난 7월부터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9월 금융위는 선불 충전금을 은행 계좌에 보관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했습니다. 

당국의 일관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은행에 입금을 해서 이자 수익이 발생하면 영업에 대한 (비용을) 제하고 나머지는 소비자한테 돌려주는 게 맞죠. 금융 당국에서 제도화하는 게 좋죠. (돈으로) 돌려주지 않더라도 충전한 것에 추가시킨다든가 그런 방법도.] 

연 3조 원에 달하는 선불충전금의 이익이 돈 주인인 소비자가 아닌 은행과 사업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SBS Biz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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