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카제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고척돔 공연…피아노 앞에 앉으면 ‘무적’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일본 인기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카제(27 Fujii Kaze)가 지난 14일 두 번째 내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고척스카이돔을 매진시킨 일본 최초의 가수다.
후지이 카제는 트로이 시반 등 몇몇 글로벌 아티스트와 스타가 된 과정이 비슷하다. 초등학교때 유튜브에 올린 피아노 연주가 전세계 젊은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지금도 1985년 다케우치 마리야가 부른 시티팝 ‘플라스틱 러브’를 커버하면서, 빨간 옷을 입고 피아노로 연주하며 부르는 유튜브 동영상이 여전히 인기다.
1997년생이 2010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천재 싱어송라이터’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음반제작자들이 후지이 카제에게 음반 제작을 종용할 때 그는 아직 10대후반~20대초반이었다.
필자는 부도칸에서 열린 ‘난난’(뭐야?)을 부르는 동영상을 보고 후지이 카제의 팬이 돼버렸다.
후지이 카제는 피아노 앞에 앉으면 ‘무적’이다. 피아노 한 대만 있으면 된다. 고척돔 전체가 감미로워진다. 이번 공연에서도 무대 뒷 화면을 아예 키보드를 연주하는 카제의 손놀림을 흑백으로 보여주었다. 여기에 ‘워킹하드’를 부를 때에는 섹소폰까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밖에도 후지이 카제는 영어를 능숙하게 한다. 세련된 발음으로 관객들에게 의견을 묻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소통에 임한다. 물론 사이사이 “예뻐요” “뽀뽀주세요”라는 어색한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한다. 눈웃음 치며 ‘대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후지이 카제는 이날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댄서팀과 적극적으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조금만 잘못 추면 느끼하고 촌스러울 수 있는 춤을 ‘힙’하게 만들어내는 재주 또한 대단했다.
이번 공연은 후지이 카제의 아시아 투어 피날레 무대였다. 카제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후지이 카제 아시아 투어 서울 공연(Best of Fujii Kaze 2020-2024 ASIA TOUR in SEOUL)’을 열고 총 19곡을 부르며 한국 팬들을 만났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재즈풍 R&B 외에도 일렉트로닉, 팝,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두루 선보였다.
신비롭게 등장하며 무반주의 ‘YASASHISA(다정함)’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Nan-Nan(뭐야)’, ‘Mo-Eh-Wa(이젠 됐어)’ 등 연이은 무대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Kiri Ga Naikara’(끝이 없으니까), ‘Hedemo Ne-Yo’(별 것도 아냐)에 이어 또 하나의 빅히트작 ‘grace’까지 부르자 고척돔은 제법 후끈 달아올랐다.
‘Seishun Sick’(청춘병), ‘Feelin‘ Go(o)d’, ‘Hana(꽃)’, ‘Garden(정원)’ ‘Workin’ Hard’ 등의 무대에서는 댄서들과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연의 볼거리를 더했다.
이어 검정색 옷으로 갈아입고 ‘모에요(타올라라)’를 반복할 때에는 저절로 따라하게 된다.
‘난난’ ‘그레이스’에 이은 히트곡 ‘Kirari(반짝여)’를 부를 때는 경쾌함이 느껴지면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후렴의 ‘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 구간은 관객 대다수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젠 공연의 종반부. ‘damm(젠장)’에 이은 ‘Tabiji(여행길)에서는 반(半)가성도 적절하게 사용해 분위기를 살렸다.
이날 고척돔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었으며, 박수를 치거나 양팔을 좌우로 흔드는 단체 율동으로 화답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특히 ‘Michi Teyu Ku(채워져 가)’ 무대에서 카제는 피아노를 치고 관객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로 고척돔을 수놓으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젠 두 곡이 남았다. 엔딩곡 직전에 1집에 실린 카제의 역주행곡이자 카제가 자신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던 ‘Shinunoga E-Wa(죽는 게 나아)’로 다시 한번 분위기를 띄웠다. 여기서 공연 포스터에서도 나온 카제의 손동작으로 다양한 의미를 표현하는 뮤비가 함께 했다.
엔딩곡 ‘‘Matsuri(축제)’에서는 한국 민요 ‘도라지 타령’을 편곡해 선보였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부채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등 한국 관객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이 무대는 공연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후지이 카제는 앵콜곡으로 ‘SAYONARA Baby’ 한 곡을 불렀다. 헤어지기 아쉬웠는지 ‘사요나라 베이비’를 여러번 반복했다.
이날 후지이 카제는 피아노 외에도 색소폰, 숄더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뮤지션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을 마친 후 후지이 카제는 “마지막 공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매일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가장 멋진 모습의 내가 되어 있을 테니 우리 함께 노력해서 그곳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후지이 카제의 아시아 투어는 지난 10월 26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11월 쿠알라룸푸르, 방콕, 타이베이, 자카르타, 12월 홍콩, 마닐라에서 열렸으며, 투어의 피날레인 서울 공연은 9월 티켓 오픈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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