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의 대통령[렌즈로 본 세상]
2024. 12. 17. 06:04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민원실 입구로 이어지는 차도 바닥에는 다음과 같은 단어가 적혀 있다. ‘막다른 길.’
지난 12월 11일, 그 도로(이태원로4길)와 닿은 외벽을 따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붉고 노란 화환을 줄지어 놓았다. 화환에 달린 분홍색 굵은 띠에 적힌 문구는 이랬다. “존경하는 윤석열 대통령님!”, “내란죄는 정작 민주당 패거리들”, ”민주당이 내란범이다!”, “탄핵 반대” “계엄은 합법이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은 화환들이 놓인 이태원로4길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그 문구를 봤을 리 없다. 하지만 보지도 않고 윤 대통령은 그들의 마음을 헤아렸나 보다. 지난 12월 12일 오전 대통령실은 녹화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송출했다. 막다른 길에 선 대통령은 외쳤다.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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