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증안펀드' 언제든 가능하다더니…즉시 가용액은 1200억원에 불과

박동해 기자 박승희 기자 2024. 12.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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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정국으로 촉발된 증시 불안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투입 계획을 밝혔지만 즉시 사용 가능한 잔고액은 12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안펀드 추가 납입을 위해서는 관련 절차가 필요해 비상 상황시 즉시 투입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증시는 10조 원 규모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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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펀드 약정액 10조 7600억 원 중 실제 현금성 자산은 1228억원
정부 "즉시 사용 가능"…"추가 납입 시 소요 시간은 상황 따라 달라"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내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박승희 기자 = 최근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정국으로 촉발된 증시 불안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투입 계획을 밝혔지만 즉시 사용 가능한 잔고액은 12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안펀드 추가 납입을 위해서는 관련 절차가 필요해 비상 상황시 즉시 투입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17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증안펀드 설명'에 따르면 증안펀드 약정액 10조 7600억 원 중 실제 현금성 자산으로 즉각 가용이 가능한 금액은 1228억 원이다.

현재 증안펀드는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조성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펀드 구성을 보면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한국금융투자협회 4개 기관이 참여한 '증권유관기관펀드'(7600억 원)과 KDB산업은행, 5대 금융지주 등 27개 금융사가 약정한 민간금융권펀드(10조 원)으로 구성돼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펀드운용은 '캐피탈콜' 방식으로 투자 목표금액을 사전에 약정한 이후에 필요시에 일부 투자 금액을 투자자금의 수요에 맞춰 분할해 투입하는 방식이다.

2020년 최초에 조성될 당시 유관기관펀드에 2280억 원, 민간금융권펀드에서 1조 원이 납입됐지만 1년 이내 90%가 환매됐다. 현재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있는 자금은 유관기관펀드 228억 원, 민간금융펀드 1000억 원으로 총 1228억 원이다.

펀드에 자금을 더 넣기 위해 유관기관펀드는 '기금운영위원회'를, 민간금융권펀드는 '투자관리위원회'를 열어 자금 투입 시점과 운영 관련 사항을 결정하게 되어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돈을 넣기 전에 기관 내부 이사회 등을 거쳐야 하기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펀드 조성 당시 협약 체결 뒤 납입까지 유관기관펀드는 하루가 걸렸고 민간금융펀드는 9일이 걸렸다.

이에 증안펀드가 실제 시장상황이 급변할 때 적기에 투입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지만 관련 기관들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기관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면 날짜를 정해서 그때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통상 얼마 정도 걸린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증안펀드가 실제 투입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묻는 기자에 질문에 금융위 관계자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선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공식적으로 필요시 증안펀드가 '즉시 가동'되도록 조치를 해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증시는 10조 원 규모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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