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엄 사태에 사과도 없는 국민의힘, 누구를 보고 정치하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당대표에서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 비대위가 들어서는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다. 당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추방되듯 쫓겨 가고 비대위를 거쳐 새로 들어선 정식 지도부가 또 조기 붕괴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이후 한 대표를 당대표로 선출한 것은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총선 때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주장하던 한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비상계엄 직전까지 검건희 특검법안을 포함해 김 여사 문제로 계속 충돌했다. 이런 여권 분열은 결국 윤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이어졌다.
한 대표는 당내 주류인 친윤 다수와 달리 계엄 해제 국회 표결과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사퇴 회견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윤 대통령과 얽힌 갈등을 푸는 데 정치적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계엄 사태 와중에도 매사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당내 분란을 키웠다.
지금 국민의 70% 이상이 계엄에 반대하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일시적으로 왔다 가는 유행과 같은 것이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계엄과 이를 선포한 윤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민주국가 시민이라면 자연스레 도달하는 결론이다. 그런데 많은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령 해제를 위한 국회 표결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계엄을 찬성한다는 것인가. 만약 계엄 해제가 되지 않아 유혈 사태로 이어졌으면 어떻게 됐겠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 소추안 반대 당론도 유지했다.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자 ‘부역자’를 색출하겠다고 한다. 국민의 70%를 버리고 20%와 함께 가겠다면 그것은 선거로 선택받아야 하는 자유 민주 정당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엄청난 과오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당의 이름으로 국민에게 사죄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1차 탄핵 소추안 부결 때 “이번 사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입장문을 낸 것이 전부다.
앞으로 국민의힘은 모두 친윤 일색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고 상식적 주장을 한 이들이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있다. 만약 조기 대선이 벌어진다면 이런 상태로 제대로 임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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