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역사왜곡 게임 만든 10대, 이유 물어보니…"관심받고 싶어서"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이 지난 5월8일 광주 광산구 광주경찰청 민원인실 앞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한 게임 '그날의 광주'를 제작한 제작자, 이를 공익 제보한 초등학생을 2차 가해하는 내용의 게임을 제작한 자를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한 온라인 게임을 만든 고등학생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5·18 왜곡·폄훼 논란을 일으킨 로블록스 내 게임 '그날의 광주'를 만든 고등학생 10대 2명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1980년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비극적 참상을 차용해 게임을 제작·유포한 혐의다. 이 게임 이용자가 계엄군이 돼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묘사하는 등 역사를 왜곡해 논란이 일었다. 아이템을 사면 시민군은 북한군이 되고, 인공기와 북한노래가 나오는 땅굴을 설계해놓는 등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북한군 투입설을 게임에 구현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벌인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은 직접 제작사에 해당 게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 게임은 삭제되기 전까지 누적 이용자 수가 1만5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블록스는 게임 제작 플랫폼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어 공개할 수 있다.

한편 이 게임 관련 첫 제보자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추행하는 게임이 등장하는 등 2차 가해도 발생했다. 경찰은 2차 가해 게임을 만든 고등학생 2명도 붙잡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