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으로 ‘상법 개정’ 불씨 살아날까…찬성 입장 민주당에 입법 주도권
암울한 경기 전망·재계 반대 여전 등 변수…당내 일각 속도조절론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상법 개정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경제단체들은 이르면 오는 19일 관련 토론회를 연다. 개정 찬성인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입법 주도권을 쥐게 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가능성이 있어 입법은 가시권에 들어갔다. 재계의 반대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민주당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이르면 19일 상법 개정 토론회를 연다. 앞서 이 토론회는 지난 4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된 바 있다.
토론회는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오기형 의원이 발제한 후 민주당 정책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토론회 사회를 볼 예정이다.
민주당은 올해 안에 상법 개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해당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일 정부가 합병·분할 시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발표했지만 민주당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상법 개정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가지면서 입법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상법 개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 대통령 거부권이었는데 한 권한대행이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연일 한 권한대행을 향해 “거부권 행사 시 탄핵소추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내란 혐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이기도 해서 운신의 폭이 좁다.
변수는 있다. 상법 개정 소관 상임위원회가 법제사법위인데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담당하고 있어 상법 개정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당연직 탄핵소추위원이다. 암울한 경기 전망도 민주당에 부담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재계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재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초청 간담회에서 개정 반대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다.
앞서 경제 8단체는 지난달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해외 투기 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되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해외 투기자본 먹튀 조장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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