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틀 뒤에도…"헌법주의자 대통령 결단" 외교부 '외신 설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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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틀 뒤에도 외신에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통령실 입장을 그대로 전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시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입장이 알려지던 때로 정작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반하는 입장을 외신에 설명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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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틀 뒤에도 외신에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통령실 입장을 그대로 전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시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입장이 알려지던 때로 정작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반하는 입장을 외신에 설명했다는 뜻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이 일부 외신에 대통령실의 PG(Press Guidance·언론 보도 참고용 설명자료)를 그대로 전달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유 부대변인은 지난 5일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문답 형식의 대통령실 PG를 전달했다. 문답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 △과한 조치라는 지적 △헌정질서 파괴라는 지적 △야당과 타협 여부 등 언론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항을 정리한 내용들이다.
PG에는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대해 헌법주의자이자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계엄선포가 법률·예산안 방해, 국가안보 훼손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였다'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통한 국정농단의 도가 지나치다'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유 부대변인은 이날 해당 PG를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고 보냈나'라는 질의에 대해선 "지시는 아니다"고 했다. 유 부대변인은 "기자들의 질의가 있었고 그에 대한 의문(문의)에 제가 자료를 받게 됐다"며 "정식으로 보낸 건 아니고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외신 기자들에게 보냈다)"고 했다.
조태열 장관은 유 부대변인의 PG 배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장관은 '해당 PG 내용에 동의하냐'는 질의에 "알지도 못하고 동의하지도 않는다"면서 "외교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내란에 동조하는 행위"라며 "직무배제하고 감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관련 지적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PG를 작성, 배포하기 전 대통령실과 소통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통령실 PG를 외교부가 그대로 언론에 배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유 부대변인은 2022년 7월부터 지난달 외교부 본부로 발령 나기 전까지 대통령실 미래정책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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