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떨게 한 ‘정체불명 드론떼 공포’... 트럼프는 “격추하라”
미국 동부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등 6개 주에서 의문의 드론떼 목격 사례가 최대 한달간 이어진 가운데, 관계당국은 항공기를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까지 격추 요청에 나서는 등 불안감을 키우자 연방정부는 조사 자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드론 목격 사례를 조사한 백악관, 국토안보부(DHS), 연방항공청(FAA), 연방수사국(FBI)은 14일 합동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드론 목격이 국가안보나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며 최근 급증한 드론 목격 신고는 유인 항공기를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BI 관계자는 “드론 목격 신고가 주변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경로 주변에 집중된다”며 “대규모 드론 활동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FBI에 접수된 드론 목격 신고 5000건 중에 실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것은 100건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FBI의 설명이다.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같은날 X(옛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올리고 “경찰과 함께 드론 목격 신고를 조사하러 나간 후 민간 조종사들과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있었다”며 “제가 목격했던 의심스러운 드론 사례들의 대부분이 거의 확실히 (유인) 비행기였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했다.
의문의 드론 목격 사례는 지난 11월 18일 뉴저지주 모리스카운티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등으로 확대됐다. 주민들은 드론이 머리 위를 맴돌거나 때로는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신고했다. 특히 미 육군 기지 피카티니 병기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개인 골프장이 있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도 목격되면서 연방항공청이 해당 지역 상공 비행을 제한했다. 드론 출몰로 13일엔 뉴욕주 스튜어트 국제공항 활주로가 약 1시간 동안 폐쇄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드론이 미확인비행물체(UFO)라거나 이란 등 적대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쏘아올린 드론이라는 음모론도 확산하고 있다. 제프 밴 드류 공화당 의원은 11일 폭스뉴스에 “최근 이란이 중국과 드론 및 기타 기술 구매 계약을 맺었다”면서 뉴저지 등지에서 목격된 드론이 이란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국방부는 곧장 드론이 외국 기관이나 적대 세력과 연관됐다는 추측을 일축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날 “미국 해안에 이란 선박은 없으며 드론을 발사하는 모선도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 정부가 대중에게 드론의 실체를 알릴 수 없다면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3일 “비행기를 요격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가능한 최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 사람들이 신경을 쓰는 것 못지않게 우리도 신경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당국이 드론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400피트(약 120m) 이하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취미 등을 목적으로 드론을 날리는 것이 합법이다. 주(州)나 도시의 지방 경찰은 드론을 차단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위반자 단속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15일 ABC방송을 통해 “동부 해안을 따라 드론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누가 왜 드론을 띄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방 정부가 드론 목격 사건에 대처하는 뉴저지주 경찰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자원, 인력, 기술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뉴욕주 정보센터에 드론 목격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연방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토안보부에 360도 드론 감지 시스템 배치를 요청했다. 그는 “드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술이 있다면 그 항공기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사•문화•식도락의 조화, 오이타를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어묵 국물도 돈 주고 사먹어야 하네...“1컵 당 100원·포장은 500원”
- “대구시장 졸업시기 빨라질 수도”...홍준표 대권 도전 시사
- 반도체 호조에 12월 1~20일 수출 6.8%↑ 15개월째 증가 가능성
- “가수만 챙기는 연예대상”…코미디언 변기수, 이찬원·지코·카리나 수상에 불만표출
- South Korea’s economy on edge as won hits 15-year low against dollar
- Editorial: Democratic Party threatens gov’t with impeachment, acting like an occupying force
- 뉴욕 지하철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 잠자던 승객, 불타 죽었다
- “150만원 월세 상가 아들에게 물려줬더니...” 80대 노인의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