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에게 “계엄은 액션이었다” PG 제공 논란…“작성자는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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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틀 뒤인 지난 5일 오후, 외교부 대변인실의 한 간부가 외신기자들에게 PG(Press Guide : 기자들이 보도에 참고할 수 있는 세부 자료나 설명)를 제공했습니다.
이후 5일 외교부 대변인실 유창호 부대변인(국장급)은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에서 이 PG를 받아 개인적으로 아는 기자들에게 전달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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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틀 뒤인 지난 5일 오후, 외교부 대변인실의 한 간부가 외신기자들에게 PG(Press Guide : 기자들이 보도에 참고할 수 있는 세부 자료나 설명)를 제공했습니다.
대략 1,000자 분량으로, 한글로 쓰여 있는 문답 형식이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비상계엄이 과한 조치가 아니라는 주장, 헌정질서 파괴가 아니라는 반박, 야당에 대한 입장 등이 담겨있습니다.
내용은 지난 12일 윤 대통령의 네 번째 담화와 비슷합니다.
PG는 계엄에 대해 "헌법주의자이자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이었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볼모로 법률안과 예산안을 방해하고, 타협할 수 없는 국가안보를 훼손한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 헌정 질서 파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요건을 알고 있었지만,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으로서 헌정 파괴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액션은 했지만,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을 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같은 PG의 존재는 오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밝혀졌습니다.
오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영배 의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강인선 외교부 2차관에서 이 PG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장차관의 지시로 PG가 배포된 건지 물었고, 두 사람은 모두 모르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 PG는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작성된 거로 알려졌습니다.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관련해 외신 문의 응대 과정에서 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 등을 대통령실이 강조한 겁니다. 지난 13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논리의 흐름이 비슷합니다.
이후 5일 외교부 대변인실 유창호 부대변인(국장급)은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에서 이 PG를 받아 개인적으로 아는 기자들에게 전달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해외홍보비서관실에서 직접 유 부대변인에게 연락해 PG 배포를 요청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유 부대변인은 직전 미래전략비서관실에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유 부대변인은 오늘 국회에서 "(계엄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가 있었고, 그래서 자료를 받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해당 메시지가 "외교부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등 대변인실 당국자는 이 같은 배포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5일은 계엄 때의 '선관위 진입', '2차 계엄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졌던 때이고,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안 표결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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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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