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생성형AI 다음은 피지컬AI… 머리 빗고 명함 집는 섬세한 로봇팔 만들것"
현재 로봇팔은 위치 기반으로 작동… 고정돼 있는 것들엔 작업 불가능
위치제어 없이도 스스로 움직일수 있는 기술 집중… 진짜 AI 보여줄 것
"생성형AI 다음으로 유망하게 보는 것이 피지컬AI다. 현재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병수(사진) 로보티즈 대표는 이달 초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지컬AI는 인간이 팔로 해왔던 기능을 앞으로 로봇이 하게 되는 기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로보티스는 LG전자가 2대 주주인 자율주행로봇 전문 기업이다.
피지컬AI는 로봇팔(매니퓰레이터)에 AI가 적용돼 소위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팔'과 같은 로봇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그 예로 머리를 빗을 경우를 들었다. 빗을 '적당한' 힘으로 눌러 빗어야 하는데, 현재의 로봇은 정해진 로직에 의해서만 움직여 '적당히'가 불가능하다. 피지컬 AI는 이러한 '적당히'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예로는 명함을 집는 것을 들었다. 현재의 방식이라면 로봇 팔이 명함의 위치를 찾고, 정확히 위치를 이동시켜, 각도를 조절하고, 손톱을 넣어 집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이렇게 계산적으로 명함을 집지 않는다. 손이 집는 것이지 뇌가 집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그 동안의 로봇팔은 위치 기반으로 작동해 고정돼 있는 것들, 즉 문을 연다던지 하는 것들은 불가능했다. 베개 시트를 갈아 끼운다거나, 이를 닦고 머리를 빗는 것 등 일상 노동의 대부분이 고정돼 있는 것들"이라며 "인간이 팔로 해왔던 기능을 로봇이 하게 될 경우 '진짜 AI가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 구나' 하고 AI가치를 재조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의 최종적인 답은 피지컬AI 기반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로봇 팔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가 문제"라며 "용도에 따라 근육이 필요한 만큼 로봇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에서는 일반 산업용 로봇처럼 강하거나 빠를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력 소모나 안전성에서도 그 용도에 맞는, 로봇팔이 자기 역할을 관측할 수 있는 카메라 등의 센서가 잘 탑재돼 있어야 한다"며 "그것으로 메인보드 주 제어기에서 일일이 위치 제어하지 않아도 팔이 알아서 움직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피지컬AI가 미 스탠포드대와 구글 딥마인드의 알로하 프로젝트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 스탠포드대는 올 1월 '다이나믹셀'을 기반으로 개발한 '알로하' 로봇을 유튜브에 공개했고 관련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알로하 로봇은 바퀴가 달린 선반에 두 개의 로봇팔이 달려있다. 그리고 적당히 기름을 두르고 새우를 구우며, 새우를 뒤집기도 한다. 식당의 경우, 밖에 빼내져 있는 의자를 로봇이 가지런히 정리하고, 한 팔로 와인이 채워진 잔을 슬쩍 들고 다른 한 팔로 잔 아래 흐른 물기를 행주로 닦는다. 동작 하나하나가 사람처럼 매우 자연스럽다.
특히 알로하 로봇에 부착된 팔이 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로, 영상과 함께 같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로보티즈는 최근 미 MIT와 '피지컬 AI'를 탑재해 '알로하'처럼 직접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에 대한 개발·상용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알로하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다이내믹 셀이 활용되고 있는데, 해당 프로젝트 공개 이후 매출에서도 뚜렷한 변화 조짐을 느꼈다"며 "자사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차세대 협동로봇이고, 그 기반은 피지컬 AI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를 위해서는 AI알고리즘을 많이 돌려봐야 해 자사의 경쟁력 매우 높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2025~2026년쯤엔 개발자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부터 본격적인 피지컬 AI 시대가 열리면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로보티즈의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떠오른 만큼, 피지컬 AI 시대에서도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피지컬 AI 시대에서도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보일 것이다. 자사는 로봇팔 생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속기를 직접 생산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실제 부가가치를 내는 시점이 단기간 내 도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꼭 다리 두 개, 팔 두 개 등 사람과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다. 바퀴로 이동한다던지, 팔을 3~4개 달아 효율성을 높여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이 우선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3년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5~1999년 기간 전일본 마이크로 마우스 대회, 로봇 축구대회 등 다수 로봇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로봇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1999년 로보티즈를 창업한 이후 이후 1000만불 수출의 탑, 대통령상 수상 등 굵직한 성과를 냈고 2018년엔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한국로봇산업협회 이사, 한국로봇학회 이사, 스팀교육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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