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4수 만에 FA 신청인데 갈 곳이 없다...KIA 거포 내야수 영입 임박→서건창, 이대로 '미아' 되나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첩첩산중이다. FA를 신청했는데 갈 곳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는 새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4수 끝에 FA 시장에 나선 서건창(35)은 이대로 '미아 신세'가 되는 걸까.
미국 매체 'CBS 스포츠'는 "패트릭 위즈덤(33)이 KBO리그 KIA와 계약했다"라고 알렸다. 매체는 "시카고 컵스는 75경기서 8홈런 23타점 5도루, 0.171/0.237/0.392의 타율/출루율/장타율을 기록한 위즈덤을 논텐더로 방출했다. 위즈덤은 지난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으며, 그는 다시 타석에 서기 위해 해외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 188cm, 체중 100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우투우타 내야수 위즈덤은 2012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52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았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컵스에서 본격적으로 잠재력이 폭발했다.
위즈덤은 2021년 28홈런을 시작으로 2022년 25홈런, 2023년 23홈런 등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며 거포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올해는 75경기 타율 0.171 8홈런 23타점 OPS 0.629의 부진 끝에 컵스에서 방출 쓴맛을 봤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타율 0.209 88홈런 207타점 OPS 0.750.
KIA가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위즈덤을 영입하게 되면 서건창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야수인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달리 위즈덤의 포지션은 '내야수'이기 때문이다.
위즈덤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포지션은 3루수다. 그는 메이저리그서 277경기(2,119이닝), 마이너리그에서 714경기(6,093이닝)를 3루수로 뛰었다. 그다음으로 많이 경험한 포지션은 1루수로 메이저리그 83경기(464⅔이닝), 마이너리그 72경기(589⅔이닝)를 소화했다. 이외로는 좌익수, 우익수, 중견수, 2루수, 유격수 등 다양한 수비 위치를 경험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수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라고 볼 수 있다.
KIA의 핫코너는 'MVP' 김도영이라는 확실한 주전 3루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위즈덤이 KIA에 합류한다면 1루수를 맡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KIA의 1루는 이우성 87경기(670⅓이닝), 변우혁 53경기(314이닝), 그리고 서건창이 51경기(276⅔이닝)를 소화했다.
주전 1루수로 활약했던 이우성은 원래 포지션이었던 코너 외야수로 이동하고, 변우혁은 올 시즌과 비슷하게 1루와 3루에서 백업 역할을 맡으면서 출전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루수 3번째 옵션이었던 서건창의 역할은 애매하다. 2루수 백업은 윤도현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도 KIA는 내외야를 가릴 것 없이 풍부한 백업 야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첫 FA를 신청하기까지 서건창은 굴곡진 야구 인생을 보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고선수(현 육성 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2009년 1군서 단 1경기 1타석(1삼진) 출전 기록을 남기고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입단 테스트를 통해 2012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 시절 서건창은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승승장구했다. 2012년 127경기 타율 0.266 1홈런 40타점 39도루 OPS 0.709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한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48도루 OPS 0.985의 성적과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1안타)을 앞세워 MVP에 등극했다.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서건창은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2020년 3할대 타율이 무너진(0.277) 그는 첫 FA를 앞둔 2021년 전반기 타율 0.259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1대1 트레이드(↔정찬헌)를 통해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반등은 없었고 결국 그해 144경기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OPS 0.693에 그친 서건창은 FA 재수를 택했다.
그러나 2022년(타율 0.224)과 2023년(0.200)에도 서건창의 방망이는 살아나지 않았다. 부진한 성적으로 두 번 더 FA 신청을 미룬 그는 2023시즌을 끝으로 LG에 방출을 요청하고 팀을 떠났다.
서건창은 '고향 팀' KIA에 합류해 올 시즌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OPS 0.820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9월에는 13경기 타율 0.565(23타수 13안타) 6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KIA의 1위 조기 확정에 힘을 보탰다. 생애 첫 우승의 기쁨까지 누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서건창은 4수 끝에 FA 자격을 행사했다.
길었던 기다림에 비해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FA 등급은 C등급, 연봉은 5,000만 원으로 서건창을 영입하는 데 금액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2025년 만 36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 포지션도 1루수와 2루수로 제한적이다. 그마저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췄다고도 보기 어렵다. 타격의 정교함은 되찾았으나 1루수를 맡기기에는 장타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기동력도 예전 같지 않아 FA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원하는 구단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서건창은 생애 한 번뿐일지도 모를 FA 권리를 어렵게 행사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타팀으로 이적이 어렵다면 결국 잔류를 선택해야 하는데, KIA가 외국인 타자를 내야수로 영입한다면 서건창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과연 이대로 FA 미아 신세가 될지, 아니면 FA 계약을 맺고 2025시즌도 올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서건창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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