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탄핵'…"계엄 도박으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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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14일 국회를 통과하자 각국 주요 언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라는 '도박'으로 몰락을 자초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거라고 외신들은 내다봤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대통령은 어떻게 자신의 몰락을 결정지었나'라는 분석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여당의 품위 있는 퇴진 제안을 거부하고 비상계엄 도박에 판돈을 키웠다가 몰락을 자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면서 지지율은 11%로 추락했고, 보수 언론조차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도 나름의 논란을 안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자신의 행동이었다"며 "계엄 도박이 결국 야당이 오랜 기간 탄핵을 위해 찾아온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을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에 대해 대선 승리 시점부터 이미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divisive figure)'이었으며, 임기 초부터 권위주의적 경향을 보여왔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계엄 선포는 단순히 '재앙적 오판'이라기 보다는 임기 초반부터 누적돼 온 문제의 정점이라고도 해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스캔들로 얼룩진 윤 대통령의 임기에 가장 큰 부담은 김건희 여사 문제였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이 깊이 분열된 국가를 통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서도 과제 해결 대신 보수 기반에 호소하는 선택을 해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WP는 일부 분석가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지지층을 넘어서는 지지기반을 확대할 수가 없었고 그럴 의지도 없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그가 한국 대중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정치적 '오판'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습니다.
외신은 탄핵안 가결에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소식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야당 일각에서는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탄핵안 가결에도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핵 위협 증대와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등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선출직이 아닌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계점도 지적했습니다.
BBC도 한 총리와 권한대행 2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 계엄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WP는 한국에서 불명예 퇴진 대통령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몰락은 그런 한국 기준에서도 특수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거의 모든 대통령이 부패, 뇌물수수, 횡령, 권한남용과 관련된 스캔들에 휘말렸으나, 윤 대통령은 한국이 권위주의적 과거를 청산한 이후 계엄을 선포한 최초의 대통령으로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CTV 등 중국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사퇴 거부와 여론 악화, 여당 내부 갈등 등을 탄핵안 가결 이유로 들면서 한국의 정치 혼란은 계속될 거라 전망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탄핵안 가결로 한일, 한미일 협력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의 내년 국빈 방일이 어려워지는 등 한일 외교는 사실상 정지됐다며 일본 정부에 외교 전략 재검토 압박이 강해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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