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노래와 세상]다시 만난 세계

기자 2024. 12. 1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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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젊은 세대를 응원하던 노래가 탄핵 집회의 투쟁가로 각광받고 있다. 윤석열 탄핵 집회 현장에서 2007년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는 청년들의 분노가 격한 공감을 불러온다.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지난 3일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노래를 소개하다가 울컥하기도 했다. 어떤 세대보다도 힘들게 이 시대를 지나고 있는 청년들이 탄핵 집회에 몰려나왔다. 손에 손잡고 떼창을 하는 젊은 세대에게 이 노래는 더 이상 달콤한 러브송이 아니었다. 특히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에 이르러서는 누구나 결연한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아이돌 음악을 전 세대로 확장시킨 K팝 글로벌화의 주역’이라는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의 말처럼, 걸그룹 소녀시대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 2세대 대표 아이돌이자, K팝을 선도한 SM엔터테인먼트의 오늘을 만든 히트 상품이고, 탁월한 결속력으로 아이돌도 장수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준 그룹이었다. 그 이면에는 마음껏 뛰놀고 싶었던 10대의 시간을 반납하고 비지땀을 흘렸던 멤버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안타깝게도 K팝의 나라는 하루아침에 계엄령이 선포되는 나라로 전락했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K팝과 계엄령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응원봉을 챙겨들고 떼창을 하는 젊은이들이 현장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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