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尹탄핵과 편향적 유튜브의 위험

2024. 12.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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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당일 정지됐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950일 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6시간짜리 비상계엄령' 선포로 탄핵을 자초했다.

윤 대통령의 뜬금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배경으로는 평소 일부 유튜브의 편향된 시각에 미혹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 이유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4·10 총선 부정 선거설은 일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이다. 대통령은 실제로 계엄령 선포 직후 '전산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군 병력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2022년 12월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을 만나서는 "이태원 참사가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역시 극우 유뷰버들의 음모론 연장선이다.

극우 유튜버들은 대부분 1~2인의 방송 형태로 운영되면서 팩트 확인이나 게이트키핑 작업을 거의 거치지 않는다. 균형 잡힌 시각은 찾아볼 수 없다. 1~2회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 비슷한 콘텐츠의 추천이 따라온다. '좋댓구알'(좋아요·댓글·구독·알림설정)을 한다면서 유사 콘텐츠가 무한 반복된다. 내 생각과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이다. 듣기 싫은 것은 안 들린다. 같은 정치 성향과 시각으로 채워지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의 늪이다.

필터 버블은 폐쇄된 집단에서도 나타난다. 학연과 지연을 강조하는 집단일수록 '집단 사고'(Group think)에 빠지게 된다. 응집력은 있으나 반대 의견이나 다른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윤 대통령의 타협하지 않는 소신은 검사 시절엔 덕목으로 꼽혔으나 정치 세계에서는 불통으로 귀결되었다. 곡학아세의 학자와 관료들이 주변에 기웃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게엄령 직전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대통령을 적극 말리지 않으면서 모두 동조자가 되었다.

필터 버블은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를 초래한다. 소수의 의견을 다수 의견으로, 다수 의견을 소수의 목소리로 간주하게 된다. 말하자면, 극단의 유튜버와 게시판의 댓글이 국민 다수 의견으로 변형된 것이다. 최종 의사결정자가 다원적 무지에 빠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게 된다. 게엄령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생각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윤 대통령은 평소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여왔다. 가짜뉴스 퇴치를 이유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가짜뉴스 피해신고·상담센터'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가짜뉴스 심의전담기구'를 각각 만들었다. 하지만 극우 유튜버들이 퍼트리는 허위조작 정보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귀를 막았다.

2022년 5월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도어 스테핑'(Door-stepping)을 시작했다. 출근길 문답을 통해 대통령의 말은 국민에게 전달되고, 국민의 생각 역시 기자의 질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그해 11월 용산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 가림막이 세워지면서 도어 스테핑은 중단되었다. 국민과의 열린 소통이 닫혔다. 대신 '대통령의 생각'은 극우 유튜버의 말들로 채워졌다.

편향적이라는 지적에도 유튜브 뉴스는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비즈스프링의 인터넷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국내 인터넷 뉴스 시장은 네이버(52.9%)와 구글(40.9%)이 양분하고 있다. 구글 뉴스 점유율은 8~10월에 급등하여 64.3%까지 올라갔다. 구글 뉴스의 대부분은 유튜브 뉴스다. 필터 버블을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하려면 유튜브의 편향적 추천 알고리즘을 개선해야 한다. 유사콘텐츠 추천을 일정 비율 아래로 강제하고, 개인 선택권을 강화해야만 바로 잡힌다.

혹세무민의 시기이다. 지난 3일 이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익명의 정보원에 의존한, 확인되지 않는 뉴스들도 쏟아지고 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시기 '최순실 비자금 300조원'처럼 말이다. 성급한 특종 욕심에 언론은 이미 '하이에나'가 되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더라' 의혹들이 쏟아지면서 누가 유튜버인지, 참 언론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지금 명확한 것은 지난 3년간 국내 정치를 주도했던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모두 범죄자 혹은 범죄혐의자라는 사실이다. 그중 조국 전 대표가 먼저 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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