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1400원대? 달러빚 어쩌나"…K배터리 '환율' 예의주시

박미리 기자 2024. 12. 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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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원/달러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달러화를 빌려 미국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온 만큼, 고(高) 환율이 이들의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한 배터리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해외 사업 비중에 따라 기업별로 달리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의 확대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배터리 업계도 환율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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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달러 부채 현황/그래픽=임종철

국내 배터리 3사가 원/달러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달러화를 빌려 미국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온 만큼, 고(高) 환율이 이들의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달러 부채는 6조828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2% 늘었다. 이 기간 SK온의 달러 부채는 34% 늘어 3조4379억원에 달했다. 삼성SDI는 올해 외화 부채 내역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으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3년말 기준 달러 부채가 4조4311억원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달러 부채 규모는 최근 몇 년간 크게 증가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생산되는 배터리, 이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 골자인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시행하면서, 공장 건설 등 미국 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총 8개, SK온은 총 6개의 단독 혹은 합작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지은 합작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언 직후 급등한 뒤, 143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란 점이다. 지난 14일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일부 나오긴 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에 1400원선 밑으로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배터리 3사에도 이자부담 측면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 배터리는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 산업이라,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한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투자로 인한 부채 등을 감안할 때, 달러 초강세가 마냥 호재는 아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이 10% 상승할 때 세전손익이 2388억원, SK온은 5% 오를 때 177억원 각각 감소하는 구조다.

게다가 지금은 배터리 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도 좋지 않다. 얼리어답터(초기 소비자)의 구매가 끝나면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고(전기차 캐즘, 일시적 수요 정체),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비우호적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뒀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IRA에 따른 보조금 정책을 비판해왔다. 인수위원회도 IRA 폐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 초강세가 추가 손익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배터리 3사 역시 향후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사업 구조에 따라 기업별 타격은 달리 나타날 수 있다.

한 배터리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해외 사업 비중에 따라 기업별로 달리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의 확대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배터리 업계도 환율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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