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사실상 마무리, 불펜투수 전성시대 열렸다[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4. 12.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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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돈의 전쟁' FA(자유계약) 시장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5시즌 신구장 시대를 맞이하는 한화 이글스가 시원하게 지갑을 열자 수많은 팀들이 뜨거운 경쟁을 펼치며 FA 시장을 달궜다.

이번 FA 시장에선 불펜투수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최대어로 꼽혔던 선발투수들과 대등한 평가를 얻었다는 평가다.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예상 밖이었던 이번 스토브리그 FA 시장을 되돌아본다.

심우준. ⓒ한화 이글스

FA 시장 선점한 한화, 방아쇠를 당기다

FA 시장은 지난달 6일 시작됐다. 개장과 동시에 SSG 랜더스는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과 4년 총액 110억원, kt wiz는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과 2년 총액 7억원에 사인했다.

외부 FA 영입은 다음날 시작됐다. 지난달 7일 한화가 '수비형 유격수'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했다. 지속적으로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한화가 FA 시장 초반 빠르게 움직이며 최고의 수비수를 영입했다.

다만 한화의 심우준 영입은 '오버페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공격력이 떨어지는 심우준이기 때문. 2024시즌 '타고투저' 속에서도 심우준은 타율 0.266 3홈런에 그쳤다. 그럼에도 한화는 심우준에게 50억원을 투자했고 이로 인해 FA 선수들의 눈높이가 올라갔다.

한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8일 한화는 우완 선발투수 엄상백까지 4년 총액 78억원에 품었다. 2025시즌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시대를 맞이하는 한화가 이번 FA 시장에서 2명의 외부 FA까지 영입하며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한화는 FA 시장 초반 빠른 움직임으로 선발투수 최대어와 유격수를 잡고 시장에서 빠졌다.

장현식(왼쪽). ⓒLG 트윈스

불펜투수 전성시대

개장 3일 만에 선발투수 최대어 엄상백, 내야수 최대어 최정, 심우준이 둥지를 찾은 상황. 남아있는 자원들은 대부분 불펜투수들이었다. 전력보강을 이뤄내려면 수준급 불펜투수를 영입해야만 했다.

이는 불펜투수를 향한 큰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단 롯데는 '집토끼' 김원중, 구승민 단속에 성공했다. 지난달 10일 우완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4년 총액 54억원, 우완 불펜투수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원에 계약했다.

이어 LG 트윈스가 지난달 11일 우완 불펜투수 장현식을 4년 총액 52억원에 품었다. 이 계약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52억원 모두 보장금액이었기 때문이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의 보장액(44억원)보다 무려 8억원 높은 금액이었다.

특히 LG는 내부 FA인 선발투수 최원태와의 협상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불펜투수 장현식을 고가에 영입하면서 최원태와의 이별이 기정사실화됐다. 선발투수를 버리고 불펜투수를 선택한 큰 사건이었다.

통상적으로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선발투수가 불펜투수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연투를 하는 불펜투수들은 지속적인 활약을 펼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돼 그동안 FA 시장에서 큰 인기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24시즌 수많은 팀들이 불펜투수 부족 현상을 겪었고 불펜투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SSG도 이러한 기류를 확인시켰다. 지난달 22일 '2024시즌 홀드왕' 우완 불펜투수 노경은과 계약기간 '2+1'년 최대 25억원에 계약했다. 홀드왕에게 박한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경은이 현재 만 40세인 투수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액수다.

실제 노경은은 첫 FA였던 2018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2년 11억원에 계약했다. 당시보다 약 2배에 달하는 계약 규모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도 2년 22억원에 계약했는데 이보다도 총 계약 규모에서 앞섰다. 오승환의 이름값을 생각해보면 이번 노경은의 계약은 더 상징적이다. 그야말로 '불펜투수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종열 단장(왼쪽)·최원태. ⓒ삼성 라이온즈

FA 등급제의 위력, 우여곡절 끝 최원태 계약

선발투수인 최원태는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원소속팀인 LG는 최원태에게 무관심했고 대다수의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2024시즌 준플레이오프(2.2이닝 3실점), 플레이오프(3이닝 5실점)에서 극도로 부진했지만 정규리그에서 수년간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최원태이기에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FA 등급제도 한몫을 했다. 한화로 둥지를 튼 엄상백의 경우 B등급 선수였다. 반면 최원태는 A등급이었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하게 되면 보상선수로 보상금액과 보호선수 20인 명단 외 선수를 원소속팀에게 내줘야 한다. 반면 B등급 선수를 영입할 땐 25인까지 보호선수 명단을 꾸릴 수 있다. C등급은 보상금만 지불하면 된다. 많은 구단들은 A등급인 최원태를 영입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이유로 꼽힌다.

최원태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것은 삼성이었다. 불펜투수 보강에 실패한 삼성은 선발투수 최원태에게 눈길을 돌렸고 지난 6일 최원태를 4년 총액 70억원에 잡았다. 경쟁이 적었던 것에 비해 큰 금액이었지만 B등급인 엄상백보다 낮은 액수였다. FA 등급제가 관심도와 금액의 차이를 뚜렷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예측불허였던 스토브리그. 최원태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사실상 FA 시장은 마무리됐다. 불펜투수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고 선발투수와 대등한 금액을 따냈다. 더불어 FA 등급제와 '큰 손' 한화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년과 다른 모습이 많았던 FA 시장이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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