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는 경동맥 협착…동맥 50% 이상 좁아지면 치료 필요

정진수 2024. 12. 1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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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맥 협착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I652)는 지난 2019년 9만2853명에서 2023년 14만3309명으로 5년새 50% 가량 늘어났다.

경동맥 협착은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는 약물 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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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5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협착을 진단받았다. 병원에서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할 것을 권했다. A씨는 “전혀 증상이 없는데 약물 치료가 굳이 필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치료를 고민 중이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의 동맥이다. 뇌로 가는 혈액의 80% 정도가 이 혈관을 통한다. 이 경동맥이 다양한 원인으로 좁아드는 것이 경동맥 협착이다. 혈관이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다. 그러나 협착이 심해지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경동맥 협착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I652)는 지난 2019년 9만2853명에서 2023년 14만3309명으로 5년새 50% 가량 늘어났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들이 늘면서 혈관 손상이 늘고, 이에 따라 경동맥협착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맥 협착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죽경화’. 동맥죽경화는 동맥에 죽처럼 점도 높은 콜레스테롤 지질 성분들이 쌓여서 혈관을 좁게 만드는 현상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나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고지혈증은 혈관을 미세하게 손상시키거나 염증 물질을 분비해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흡연을 많이 하면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경동맥 협착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동맥 협착은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50% 이상 좁아졌다면 경동맥스텐트거치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약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검진을 통해 우연히 좁아진 경동맥을 발견한 환자라면,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50%가 아닌 70% 이상일 때, 경동맥스텐트거치술 고려 대상이다.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는 약물 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시술의 이점에 비해 그에 따른 위험성이 다소 커지기 때문이다. 

협착은 주로 시술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지만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넘어, 딱딱하게 석회화되고 굳어진 상태라면, 수술을 통해 그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협착 부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목이 너무 짧거나 협착 부위가 너무 위쪽에 위치한 경우에는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 건강한 식습관과 금연 등을 통해 위험인자를 차단해야 한다. 40~50대라면 경동맥 초음파 촬영이나 CT 혈관 촬영을 통해 혈관 상태를 확인해 둘 필요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40~50대 이후가 되면 자신조차 모르고 있는 혈관 건강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큰 이상이 없더라도 무증상의 초기 단계인 경우, 선제적인 조치와 주의 깊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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