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부터 尹탄핵 가결 '10일18시간37분'…대한민국 ‘흔들’

조현기 기자 2024. 12. 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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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7일 '45년 만의 비상계엄' 부터 '1차 탄핵' 투표 불성립
8일~14일 '질서있는 퇴진'에서 '탄핵 가결'까지…찬성 204표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위한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개의를 알리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탄핵 국면이 14일 탄핵안 통과로 첫 장이 열렸다.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안 통과까지 10일18시간37분 동안 국가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3일~4일 '45년 만의 비상계엄'…2시간 30분 동안 계엄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3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고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10·26 사태를 계기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내려진 순간이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모였고 선포 2시간 30여 분 후인 4일 오전 1시 1분쯤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이후 오전 4시 20분 윤 대통령이 녹화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간밤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뒤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치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국회에서는 야(野)6당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KTV 캡쳐) 2024.12.3/뉴스1

5일~7일…'1차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투표 불성립까지

자정이 지난 5일 오전 0시 48분 야6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언론 브리핑에 나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6일에는 여권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주요 정치인을 체포·구금하려는 근거가 확인됐다며, 기존 탄핵 반대 입장을 바꿔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한남동 관저에서 회동할 것을 요청했다. 여당도 이날 하루 종일 마라톤 의원총회를 통해 탄핵안 표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1차 탄핵소추안 투표 당일인 7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은 계엄 사태가 터진 지 나흘 만이자, 계엄이 해제된 지 사흘 만에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세 번째 대국민 담화를 열고 사과했다.

머리를 숙인 윤 대통령은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사실상 '2선 후퇴' 의사를 나타냈다.

국회는 7일 오후 5시 3분 본회의를 연 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고, 여당 의원 모두가 본회의장을 나가면서 의결정족수인 200명이 채워지지 않았다. 결국 의결정족수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폐기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수습 방안과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2024.1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8일~11일…與 '질서있는 퇴진' vs 野 '2차 탄핵'

1차 탄핵안이 폐기되자 여당과 정부는 탄핵보다는 '질서있는 퇴진'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탄핵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거부했다.

한 대표와 한덕수 총리는 8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과 함께 당정이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구상을 담아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즉각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고, 대통령의 직무정지를 할 수 있는 '탄핵'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9일 비상계엄 사태 수습 방안과 관련 정국·국정 안정과 법령 지원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띄우며 질서있는 퇴진을 구체화했다. 또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물색하기 위한 논의에도 착수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9일 하루에만 6곳의 상임위원회를 소집, 윤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장관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오후 3시 법무부에 윤 대통령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주무 부서인 법무부로부터 승인 조치했다는 회신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사상 처음이다.

10일에는 정부안인 677조 4000억 중 4조 1000억 원이 줄은 감액안만 반영된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은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막판 협상을 했지만 견해 차를 좁히진 못했다.

11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했다. 또 이날 계엄에 가담한 주요 대상자들이 체포되거나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이날 구속됐고,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긴급체포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12일 尹 '4차 대국민 담화'…급변한 與, 14일 탄핵 가결까지

12일은 탄핵과 관련한 기류가 급변한 중요한 날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녹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이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보였다.

같은 시각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한다'며 기존 질서있는 퇴진에서 입장을 선회했다. 한 대표는 대국민 담화 직후에는 1호 당원인 윤 대통령에 대한 제명과 출당 조치를 위해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하기도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 역시 속속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고, 여권에서도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출되기 시작했다. 14일 본회의 전까지 7명의 여당 의원들이 탄핵 투표에 찬성하겠다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13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야6당은 두 번째로 제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서 '내란죄'에 집중했다. 비상계엄 이튿날(4일) 제출된 첫 번째 탄핵안보다 16쪽 늘어난 44쪽 분량이다.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국회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것은 노무현(2004년), 박근혜(2016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 총리는 14일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모든 부처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지만 이로 인해 국민들께서 불안해하거나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사물놀이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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