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환호의 여의도 "국민이 승리"… 탄식의 광화문 "말이 안 된다" [탄핵안 가결]
반면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시민들은 "아~"라는 탄식과 함께 가결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탄핵안이 국회를 넘었어도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외침도 많았다. 이들 역시 집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여의도 집회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오후 3시부터 예정됐지만 시민들은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아 국회의 표결 현장을 감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여성회, 환경보건시민센터,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윤퇴청) 등 각종 단체와 함께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로 집회장은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등 이색 플래카드를 들고 참석한 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전날 광주에서 올라온 황모씨(28)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어제 본가에서 올라왔다"며 "바라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강변 아파트촌에 사는 가정주부 강모씨(60대)는 "탄핵이 남발되는 것이 민주정에 어울리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국민 담화에서 보인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너무 위험하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핫팩과 간식, 음료 등을 제공하는 부스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회대로변에서 생수를 나눠주던 A씨는 "이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계엄령으로 많은 약속이 취소되면서 장사를 할 수 없게 됐다"며 "탄핵 국면에 무언가를 돕고 싶어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감귤과 키위를 나눠주고 있는 윤모씨(60대)는 "제주도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팔려고 SNS에 올렸는데, 많은 이들이 이것들을 집회장에서 나눠주라고 후원금을 보내 이렇게 무료 나눔하고 있다"며 "감귤과 키위를 합쳐서 170박스 가지고 왔다"고 전했다.
반면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은 보수성향 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이 개최한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 참여자들이 넘쳐났다. 주최 측이 경찰에 신고한 참여인원은 3만여명이다. 주최 측은 오후 3시 시작으로 신고했으나 오전부터 단체 회원들이 모여들었다. 오전에 편도 4개 차로만 허락하던 경찰은 오후 1시30분께부터 시청역 2번 출구 앞 왕복차로 약 400m를 시위대에 내어줬다. 오후부터는 모여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도로를 넘어 동화면세점 인근 인도에까지 시민 약 300명이 서 있었다.
참가자들은 모자, 핫팩,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했다. 일부는 지팡이를 짚고 왔다. 작은 가방 안에 휴대용 방석과 담요를 챙겨온 경우도 많았다. 휴대폰으로 현장 상황을 유튜브에 생중계하거나 지인과 셀카를 찍으며 집회 참가를 기념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탄핵 반대 서명운동과 보수집회를 위한 모금 활동도 진행됐다. 광화문 곳곳에서는 태극기가 그려진 털모자와 머리띠, 핫팩 등을 파는 노점이 10개 이상 있었다.
연단에 선 한 집회 참가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비난했다.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헌재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박모씨(82)는 "윤 대통령 탄핵은 말이 안 된다"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설령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돼도 헌재에서 탄핵 인용이 안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서울 관악구 주민 문선배씨(52)는 "오늘 탄핵안이 통과됐어도 헌재 재판관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호소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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