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에 꽉찬 국회대로…"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나왔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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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전국 방방곳곳에서 온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결집했다.
식사·커피 선결제뿐만 아니라 빵과 피켓 무료나눔까지 하며 지역축제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각종 단체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이 쓰인 피켓과 스티커를 나눠줬다.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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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제 카페·음식점…"마음 따듯해진다"
[서울=뉴시스] 김남희 이수정 임철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전국 방방곳곳에서 온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결집했다. 식사·커피 선결제뿐만 아니라 빵과 피켓 무료나눔까지 하며 지역축제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오후 1시30분부터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사전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최대 2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현장은 영하권의 한파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모이며 열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국회대로부터 여의도공원 앞까지 4개 차로는 스티로폼 방석을 깔고 자리 잡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뉴진스, 에스파 등 아이돌 노래가 흘러나왔다. 각종 단체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이 쓰인 피켓과 스티커를 나눠줬다.
'저번 주에 사둔 책 아직 못 펴봤다. 당장 탄핵하라 책 좀 읽자 '윤석열, 나락도 락(ROCK)이다!' '국제마법소녀 연합' '육아퇴직 후 평온 쟁취 연합' 등 특이한 문구를 적은 깃발과 피켓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역에서는 '대전빵순빵돌연합' 이라 쓰인 봉투에 빵을 담은 여성들이 "딸 같아서 그러는데 하나 들고 가요"라며 학생들에게 빵을 쥐어줬다.
빵을 주던 김모씨는 "대전에서 왔다. 서울 집회에 간다고 하니까 같이 못 가는 친구 20~30명이 성심당 빵을 사서 나눠주라며 돈을 모아줬다"며 "시위하는데 배고프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정치유머갤러리 일동'이라는 깃발을 든 하강산(22)씨는 "비상계엄 선포를 듣고 꿈인 줄 알았다. 수원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오려다가 부모님이 말려서 참았다"며 "집회 문화가 유쾌하게 바뀌고 있는데 나도 참여하고 싶어 깃발을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경기 파주에서 온 A(33)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촛불집회 이후 정말 오랜만에 집회에 왔는데, 와서 보니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모였다"며 "나 같은 일반인이 나왔을 땐는 (민심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걸 몰라주는 국회가 개탄스럽다"고 했다.
경기 용인에서 온 이지은(27)씨는 "탄핵안이 부결되면 정말 화날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체를 각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0대 여성이고 경상도 출신이라 보수 성향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도 맣이 실망했다. 국힘이 민심에 따라야 한다. 적어도 투표만큼은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아들, 아내와 함께 온 김승진(45)씨는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좀 더 민주적인 나라가 됐으면 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선결제 카페·음식점에는 손님들이 빼곡헀다. 한 카페 앞에는 10m가 넘는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여기 도 선결제인가 봐" "여기서 마실까"라며 대화를 나눴다.
이다현(23)씨는 "소셜미디어를 보고 왔다"며 "얼굴은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위해 이렇게 해준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웃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이한석(20)씨도 "사이트 보고 찾아왔는데 감사하다. 날이 추운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박효은(19)씨도 "지난주에 왔는데 부결되는 걸 보고 다시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꼭 체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탄핵 피켓을 들고 줄을 서던 한유경(27)씨는 "추워서 커피 하나 받아가려고 왔다. 이런 분들 덕에 세상이 더 나아지는 것 같다"며 "지난주에 못왔는데 역사적 현장이고 집회도 재밌어 보여서 친구와 같이 왔다. 오늘 꼭 탄핵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crystal@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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