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책·방석·핫팩 나누는 민주 시민들의 마음 [12·14 거리편집국 2]

시사IN 편집국 2024. 12. 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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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4일 정오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여의도 집회 현장을 찾아오고 있다.

오전 일찍부터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집회 현장을 찾아오는 다른 동료시민을 위해 핫팩과 간식 등을 나누며 독려하고 있다.

〈시사IN〉 여의도 집회 현장 거리편집국이 현장을 찾은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보았다.

노무현재단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여의도공원 입구와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휴대용 방석과 핫팩을 집회 참여 시민들에게 무료 나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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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4일 오전 11시30분, 여의도 앞 대로변에 인파가 들어차고 있다. ⓒ시사IN 김동인

12월14일 정오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여의도 집회 현장을 찾아오고 있다. 오전 일찍부터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집회 현장을 찾아오는 다른 동료시민을 위해 핫팩과 간식 등을 나누며 독려하고 있다. 〈시사IN〉 여의도 집회 현장 거리편집국이 현장을 찾은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보았다.

ⓒ시사IN 변진경

‘오월 떡’ 나누는 광주 시민들

44년 전 광주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오월 떡’과 고흥 유자차를 나누어주고 있다. 광주전남정치개혁연대 회원 박노원, 이철호, 박진권, 차영수씨 등 15명은 “국민 주권을 짓밟은 윤석열 탄핵을 위해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일찍 차로 상경했다. 광주에서도 44년 전 이런 일 겪었다.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자 뜻을 모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나흘 전부터 성금을 모아 떡을 주문했다고 한다. “원래 주먹밥을 준비할까 했다. 오월 항쟁 때 시민들이 나누어 주었던 것처럼. 하지만 날이 너무 춥고 현장에서 제조가 번잡할 것 같아서 쌀의 의미 되살려 떡으로 준비했다. 주먹밥이라 생각하고 가져가 주셨으면 좋겠다. 44년 전 그 때 광주 시민들이 나누어 주었던 것처럼.”

ⓒ시사IN 김다은

핫팩 250개를 들고나선 고3 학생

올해 수능을 본 고등학교 3학년생 김예원(19)씨는 마트 쇼핑백에 핫팩 250개와 간식을 담아들고 여의도를 찾았다. 김씨가 기억하는 계엄의 순간은 비현실적이었다. “12월4일 아침에 일어나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어 지난 주말에 바로 나왔다. 그때는 맨손으로 나왔었는데 시민들이 무료 나눔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걸 보고 나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의의 순환 같은 것에 동참하고 싶었다.”

김씨는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한 사람에 의해 쉽게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굳이 조직이 아니더라도, 혼자의 힘으로도 연대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가 역사를 잘 아는 학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식은 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나 싶어 엄청 충격받았다. 경각심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민주주의라는 것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국민들 모이는 거 보면서 이렇게 멋있게 모일 수도 있는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사IN 변진경

후원회원의 날 행사 취소하고 거리로 나온 노무현재단

노무현재단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여의도공원 입구와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휴대용 방석과 핫팩을 집회 참여 시민들에게 무료 나눔하고 있었다. 원래 12월14일 오늘은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의 날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행사를 취소하고 그 예산으로 대신 긴급하게 방석세트 2만 개를 제작했다. 신은정 노무현재단 기획홍보팀장은 “어차피 우리 회원들도 여의도 광장에 나와계실 테고, 회원뿐 아니라 시민들과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어 이런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시사IN 변진경

헌법 책 무료 배포하는 출판사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직원들은 여의도역 앞 횡단보도에서 〈대한민국헌법〉 단행본을 무료 나눔하고 있다. 출판사 창고에 있던 400권을 들고 나왔다. 황인혁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본부장은 “굉장히 위중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은)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다. 거리를 찾는 시민들에게 헌법을 제대로 인식하는 메시지 전하고 싶어, 거리에서 무료로 책을 나눠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가 1만4500원짜리 책을 판매하지 않고 배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계엄사태 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제한되는 위험에 처하지 많았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 어떤 상황에서도 출판의 자유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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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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