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징어게임2' 美 할리우드 시사회에 관심 '폭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 인기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서 해외 최대 규모 시사회와 '팬 이벤트'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 직전 할리우드 인근 LA시티칼리지 운동장에서 열린 팬 이벤트에는 사전에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한 2천명의 팬이 모였다.
워낙 참가자 규모가 크다 보니 행사장 앞에 입장 대기 줄이 기다랗게 늘어섰고, 이들이 모두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입장한 뒤 오징어 게임 트레이닝복과 번호표를 받는 등의 과정에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참가자들은 행사장에 들어와 운동장 한가운데 설치된 거대한 '영희' 인형을 마주하고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받아 입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이날 밤 예정된 '팬 시사회'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의 1편을 볼 수 있는 티켓(1천100장)을 따내기 위해 4.56㎞ 코스의 달리기를 전력 질주해 완주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여러 게임에 몰입해 참가했다.
해가 완전히 지고 깜깜해진 저녁 6시부터 행사장 입장이 시작됐고, 기온이 전날보다 섭씨 5도가량 떨어져 LA의 평소 기후에 비하면 몹시 추운 날씨였지만, 기자가 대화를 나눈 참가자들은 모두 "춥긴 해도 여기에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탈리아인으로 몇 년 전부터 LA에서 살고 있다는 남성 앤서니(40)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의 모든 부분을 사랑한다"며 "시즌2를 보기 전에 이 드라마와 관련된 여러 경험을 하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드라마가 나온 뒤 제작된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도 참가하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안 됐다"며 "이번에 참가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앤서니를 만나 금세 친구가 됐다는 여성 버네사(29)는 시즌1을 3번 돌려봤고, 이번 행사에 참가하려고 차로 1시간 반 거리인 랭커스터에서 왔다고 했다.
'무궁화꽃이…' 게임을 하다 중간에 탈락한 여성 팬 애드리아나(51)와 그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친구 매기는 "이 게임이 보기보다 훨씬 어렵다"며 웃었다.
이들은 "시즌1의 열렬한 팬이어서 여러 게임을 직접 해보고 싶었고, 감독과 배우들이 온다고 해서 그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고 참가 동기를 밝혔다.
이들은 또 "시즌1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했을 뿐 아니라 캐스팅 책임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재와 이병헌, 임시완, 조유리 등 시즌2 출연 배우들은 참가자들의 경주가 시작되기 전에 무대에 올라 짧게 인사말을 했고, 팬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른 한국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서 임시완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는 여성 팬 세라(26)는 "이 배우를 오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멋지다"고 말했다.
세라와 함께 온 친구는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는 오는 26일에 친구들 다섯 명이 집에 모여 함께 보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할리우드의 유서 깊은 극장인 '이집션 시어터'(The Egyptian Theatre Hollywood)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500여명의 기자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첫 에피소드 1편을 관람했다.
60분 분량의 상영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기자와 잠시 대화한 미국의 스페인어 TV 방송 채널 유니비전의 기자는 "긴장감이 대단했다"며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2가 전작인 시즌1만큼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여러 차례 끄덕이며 "오늘 1편밖에 못 봐서 단언하긴 어렵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분명히 세계적으로 통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넷플릭스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벨라 바자리아가 작품 상영 전에 무대에 올라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문화적 영향을 줬다"며 "시즌2는 벌써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지명됐는데, (오는 26일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이날 유창한 영어로 인사하며, 과거 2000년 자신이 LA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영화(석사과정)를 공부하던 시절 다른 감독의 영화를 보러 이 극장을 찾았었는데, 24년 만에 자신이 만든 작품을 상영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황 감독은 "많은 사람이 내게 '오징어 게임 시즌1 제작은 굉장했지만, 시즌2는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털어놔 좌중을 웃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즌1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세간의 우려를 무릅쓰고 시즌 2를 제작한 것에 대해 "나는 시즌1과 같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의, 최선의, 최선(my best of best of best)을 다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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