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차 탄핵 표결 초읽기...가결땐 '식물 대통령', 부결땐 '직무 계속'

한정수 기자, 민동훈 기자 2024. 12. 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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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14일 오후 4시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7일에는 108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중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이 탄핵안 통과에 찬성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그대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한다.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다. 범야권 의원은 총 192명으로,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현재까지 총 7명의 의원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지 여부를 최장 180일 내에 결정하게 된다.

가결되면 '정치적 식물' 전락…여권 내홍 우려
탄핵안이 가결되면 윤 대통령은 길게는 6개월 동안 '정치적 식물' 상태가 돼 관저에 유폐된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야인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즉시 대통령실과 헌재로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이 송달되는데 이 절차가 끝나면 윤 대통령은 모든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다만 탄핵심판 기간 윤 대통령의 대통령 신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관저에서 지낼 수 있고 경호 등의 예우도 그대로 받는다. 월급도 원래대로 받지만 업무추진비는 제외된다. 관용차와 전용기 이용도 가능은 하다. 다만 실제 이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의 권한은 모두 한 총리에게 넘어간다. △국군통수권 △조약체결비준권 △외교사절 접수권 △공무원 임면권 △헌법 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안 거부권 △행정입법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등이다.

권한 행사가 정지된 중에도 윤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비공식 보고를 받을 수는 있다. 보고 범위는 공무상 비밀을 제외한 내용으로 제한된다. 각 부처에서 파견된 대통령실 직원들 중 부처 소속 인원들은 원대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여권 안팎의 큰 혼란이 있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하던 한동훈 대표가 입장을 바꿔 탄핵소추 찬성 의견을 밝혔지만 친윤(윤석열)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탄핵소추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다. 탄핵소추안 가결은 친윤계와 친한(한동훈)계의 당내 패권 다툼을 가속화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되면 권한 계속 행사할 듯…대규모 시위 등 사회 불안 커질 가능성
이번에도 국회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계속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이 유지되는 것인 만큼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권한 행사를 제한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은 당장 2선으로 물러나고 조기 퇴진 시점을 정할 때까지 한덕수 국무총리가 당과 협의해 국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에 담화에서도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담화 이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면직을 재가했다. 11일에는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지난 12일 담화 이후에도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과 대통령령(시행령) 42건을 재가하고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을 운영하든 한 총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든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과반 이상의 국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협조를 해줄리가 없어서다.

야권의 탄핵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 여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규모 장외 시위가 이어지는 등 사회 불안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비상계엄의 위헌, 위법성에 대한 증거나 증언 등이 추가로 나올 수 있고 야당은 계속해서 탄핵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검찰 등 수사기관에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 달라고 압박할 수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패악'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야당 등에 경고하기 위해 선포한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라는 점에서 내란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서겠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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