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으로 피난 갑니다" 돈가방 싼 개미들…계엄 이후 '역대 최대'

홍재영 기자 2024. 12. 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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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사태 이후 국내 정치 리스크 부각에 증시 변동성도 늘면서 피난처로 미국주식을 택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규모가 늘어난 것인데, 최근 미국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는 것도 한 원인이다.

계엄사태 이후 국내증시 불확실성을 우려한 개미들이 점차 미국주식으로 투자처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수익률의 차이로 개미들의 미국주식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역으로 국내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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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사태 이후 국내 정치 리스크 부각에 증시 변동성도 늘면서 피난처로 미국주식을 택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규모가 늘어난 것인데, 최근 미국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는 것도 한 원인이다. 최근 국내외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늘어났고 미국 주식 투자 확대는 이를 자극할 수 있어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외화 주식투자 확대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강화 중이다.
미국주식 보관금액 역대 최대치 기록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약1137억8513만달러(한화 약 163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최근 국내 개미들의 미국주식 투자규모가 늘어났음을 나타낸다. 특히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 최대치를 연일 갱신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3일 1070억4735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4일 1091억7226만달러 △5일 1097억3281만달러 △6일 1121억4039만달러 △9일 1105억4973만달러 △10일 1101억5624만달러로 순차 증가했다. 계엄사태 이후 국내증시 불확실성을 우려한 개미들이 점차 미국주식으로 투자처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관론이라는 유령이 한국 주식시장을 떠돌고 있다"며 "개인은 상대적으로 수익률 우위를 보이는 해외·가상자산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증시에 옮겨가는 것은 최근 미국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347.65포인트(1.77%) 급등하며 2만34.89에 마감했다. 나스닥 사상 최초의 2만선 돌파다. 이날 상승요인 중 하나로 예상치에 부합했던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꼽힌다.

11일(현지시각) 미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와 동일하다. 전년 동월 대비로 2.7% 상승한 것도 시장 예상치와 동일했다.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하고 12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무난히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자 나스닥의 기술주들이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 자극 우려도
/사진=뉴시스.
이렇듯 수익률의 차이로 개미들의 미국주식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역으로 국내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외환수요를 발생시키는 만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내 정치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에 취약해진 상황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미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무역분쟁 발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확대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외화투자 확대에 대비해 투자자 보호와 유동성 공급 여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증권금융회사에 예치할 투자자예탁금의 의무 비율이 상향 조정됐다. 미국 달러화의 경우 기존 70%에서 80%로 늘었고 엔화 50% 예치 의무가 신설됐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외화 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보호가 한층 강화되고, 위기시 증권사에 대한 외화 유동성 지원 여력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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