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찰청장·서울청장 '내란죄' 구속…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법원 "증거인멸 염려" 구속영장 발부
'수뇌부 구속' 경찰 수사 탄력 받을 듯
수사 공정성·신뢰성도 동시에 확보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구속됐다. 경찰 서열 1·2위 인사들이 동시에 구속되기는 이번이 헌정사상 처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12.13 [사진=연합뉴스]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과 본인들 진술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시 국회로 경력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진입을 막아 비상계엄 해제라는 국회의 헌법적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계엄선포 당일 오후 7시쯤 윤 대통령 호출을 받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시 점거해야 할 곳들을 지시받았으며, 점거 대상 목록에는 국회와 문화방송, 유튜버 김어준 씨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 '꽃' 등 10여 곳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계엄선포 직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정치인들 체포를 위한 위치추적 요청을 받았으나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청장 변호인 측은 체포 대상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과 사법부 인사 15명이며, 이들 중에는 이 대표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 재판장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검찰의 여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제출한 구속영장에는 체포 대상이 총 14명이며, 이 대표 무죄 선고 재판부 재판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5일 오후 비상계엄 선포와 대응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진행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회의장 출입구에서 몸수색을 받고 있다. 2024.12.5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10일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하던 경찰은 이튿날인 11일 오전 3시 50분쯤 조 청장 등을 긴급 체포한 뒤 이튿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불과 하루 전 경찰 최고 지휘관이었던 조 청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수갑을 찬 채 초췌한 모습으로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기자들이 내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국회는 전날 내란 혐의로 조 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조 청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 청장은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을 구속하면서 경찰 수사는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최고 수뇌부 인사 2명을 직접 구속하면서 수사 공정성과 신뢰성 역시 담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