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탄핵투표 20명 이상” 친윤도 “이젠 못막아”
“친한계가 탄핵에 공개 찬성하는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공갈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탄핵 반대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국민의힘에서는 탄핵 찬성으로 결집하는 친한계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친윤계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친한계에서는 탄핵을 공개 찬성하는 의원들이 추가 찬성 표 확보에 나섰고, 친윤계는 친한-중립 의원을 개별 접촉하며 탄핵 반대 입장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아 막기 어렵다”(신임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반응이 나오는 등 탄핵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오다. 12일 윤 대통령이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하야를 거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도 “(탄핵 반대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 친윤 “우린 반대” vs 친한 “찬성표 충분”
복수의 친윤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기엔 아직 논란이 정리가 안 됐다”며 “탄핵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앞 찬반 집회로 오히려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도 억울한 면이 있지 않겠느냐”며 “반대 하자는 기류가 다수”라고 전했다. 5선 나경원 의원도 “지금은 너무 이르다. 무엇이 가짜인지 진실인지 차분히 이성적으로 살피며 숙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은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국가적 비극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탄핵 가결선인 여당 찬성 8표는 무난하게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이 7명이고, 표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도 20명을 넘기 때문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탈표 8표를 넘길 가능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 담화를 보고 친윤계도 흔들리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친윤, 친한계간 탄핵 찬반 여론과 별개로 당내에선 탄핵안 가결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벌써 공개적으로 7명이 찬성 투표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고 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권 원내대표가 어젯밤 누군가와 통화하며 ‘탄핵은 못 막는다’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지인이 언론 보도 보니 그렇지 않느냐 해서 ‘그런 언론 보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보도도 있다’ 정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 친윤 권성동 “당론 강제할 방법 없어”
당론을 바꾸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친윤계는 “다수결로 하면 변경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08명 의원 뜻을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권 원내대표는 ‘이미 이탈표가 8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대 당론을 정하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들 많은걸로 안다”며 “당론이 결정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론에 충실히 따라달라고 의원들 상대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당내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론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립지대 중진 의원은 “탄핵 공개 찬성 의원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당론을 강제하는 건 분열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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