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상욱아” 윤상현-김상욱 탄핵 찬반 대화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13일, 두 국회의원의 대화가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은 지난 1차 탄핵안 표결 때 김예지 의원에 이어 본회의장에 돌아와 투표한 국민의힘 초선 김상욱 의원(44·울산 남구갑)이다. 그는 지난 표결에선 탄핵 ‘반대’ 표를 던졌지만, 지난 12월1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다른 한 명은 국민의힘 5선 윤상현 의원(62·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다. 윤상현 의원은 12월11일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다”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와 결이 같은 주장이다.
국민의힘 안에서 윤석열 탄핵 ‘찬성’과 ‘반대’를 각각 대표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12월13일 오후 3시경, 국회 본관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김상욱 의원에게 윤상현 의원이 다가와 이뤄졌다. 국회의원을 흔히 헌법기관이라고 부르는데, 두 ‘헌법기관’의 논쟁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전선이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 내일 결과의 의미와 공화국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선명히 드러난다. 두 의원의 대화 전문을 그대로 살려 실었다.

윤상현 의원: 지난 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됐어요. 나 반대했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해가지고 결국은 대한민국 체제를 탄핵시키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야. 문재인 대통령 5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 가치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어. 그때 우리, 끔찍할 정도야. 그러면 22대 국회 들어와서 이재명 대표 민주당 보면서 뭘 느껴? 이분들이 만약에 정권을 잡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건가? 저는 그때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무도한 행위가 일어날 거라고 보는 거야.
지금이야 우리가 그래, 탄핵에 대해서 국민 여론이 있다는 거 알아. 그래서 대통령이 응당 사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라 이거야. 그럼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국민들에게 어떤 책임을 질까.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당내 논의를 거쳐서 중지를 모아야 하는데, 물론 충정을 알아. 국민 여론에 부응하려는 충정도 아는데, 나는 김 의원이 보다 크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왜 나 같은 사람은 반대할까?
나 같은 사람은 반대해. 나 끝까지 반대할 거야. 왜? 윤석열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거야. 대한민국의 미래와 후손들을 지키기 위한 거야. 박근혜 대통령 때 탄핵, 난 반대했어. 탄핵 찬성했던 의원들 그때 뭐라고 했어? 국민 여론의 80~90%가 찬성한다고 했지. 그럼 우리 중진들이 왜 그런 얘길 하는지 한 번 더 들어볼 필요성이 있어. 헌법적 절차에 맞는 건지, 이게 내란죄 구성 요건에 맞는 건지 학자들이나 우리 내부적으로 토론해야 되는데, 민주당의 선동에 내몰려가지고 쫓기다시피 그냥 다 순응해. 나는 순응 안 해, 절대. 오늘 또 브리핑할 거야. 나는 내란죄라는 데 동의 안 해. 적어도 헌재의 선고가 나올 때까지 내란죄라는 거에 대해서 유보를 해. 그게 우리가 가져야 할 국회의원들의 자세라고 봐. 그게 헌법정신이지. 이재명 대표 혐의가 몇 개야? 12개의 혐의를 가지고 있어, 12개 혐의. 한 번 봐. 12개 혐의를 갖고 있는데 떳떳하게 여의도 대통령으로 돌아다니시잖아, 어? 그래서 나는 그런 게 안타까운 거야.

김상욱 의원: 내란죄와 탄핵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내란죄는 형사적으로 처벌할 문제인 것이고, 탄핵은 말 그대로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렇게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만 가지고도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란죄라고 얘기하는데, 이 나라의 왕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정질서입니다. 그런데 헌정질서를 무장 군인을 통해서 무너뜨리러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윤상현: 헌정질서라는 게 사실, 비상계엄? 나도 동의 안 해. 정당화될 수가 없어, 솔직하게. 헌정질서 얘기하는데, 우리 헌정질서에 대한 토론을 결국 헌재에서 하잖아.
김상욱: 그래서 탄핵이라는 것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자격이 있는지 여부. 그런데 지금 대통령께서 지난 보름간 해오셨던 행적들은 사실 저로 하여금 저의 입장에서는, 저는 철저한 보수주의자입니다. 보수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보수의 배신자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보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상현: 내가 얘기했잖아, 윤석열을 지키자는 게 아니라고 했지? 윤석열을 지키는 게 아니야. 대한민국 체제와 미래와 후손을 지키기 위한 거야.
김상욱: 그 대한민국 체제가 헌정질서입니다, 선배님.
윤상현: 그걸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 잘못한 것 모르나? 알아. 윤석열 대통령 잘못했어. 그래, 비상계엄? 나도 상상을 초월해. 정당화될 수가 없어.
김상욱: 맞습니다. 정당화될 수가 없습니다.
윤상현: 그래서 탄핵을 해서 그 후과로, 예를 들어서 몇 개월 안으로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김상욱: 선배님, 그런데 그 부분은 국민들께서 선택하실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판단하고···.
윤상현: 예를 들어서 그럼 탄핵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된 다음에 누가 (대통령) 했어? 탄핵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권 재창출할 수는 없어. 윤석열의 주검 위에서 우리는 올바로 설 수가 없어. 그때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됐어(웃음).
김상욱: 저는 진영 논리보다 중요한 게 헌정 질서고, 누구를 대통령으로 세울지 선택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재명이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국민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도 어떻게 보면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이재명이 싫습니다, 선배님.
윤상현: 그래서 나는 적어도 민주당한테 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상욱아. 나는 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나는 저 무도한 분들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할까. 지난 22대 국회 들어와가지고 얼마나 많은 무도한 일을 했어.
김상욱: 선배님, 저는 지금 민주당에도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진영논리를 극복을 못 하면 서로가 서로를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만 반복될 겁니다. 그러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똑같이 또 우리한테 줄 수 없다고···.
윤상현: 아니, 나는 개인적으로 진영논리를 떠나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인데, 상욱아. 나는 적어도 이분들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행태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5년하고는 게임이 안 될 정도의 무도한···.
김상욱: 저희가 이번에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모든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재명이 여러 죄가 있지만, 비상계엄 같은 국가의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이 죄가 많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상현: 그래, 너는 국민적인 여론만 보겠다는 거지.
김상욱: 아니요, 국민적인 여론이 아니라 제 소신을 말씀드리는 것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윤상현: 결국 헌법기관은 자기의 소신과 양심대로 하는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어.
김상욱: 저는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걸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보기 때문에, 또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탄핵을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상현: 예를 들어서 여기에다 군대 동원한 건 잘못됐어. 부당 행위야. 그러나 우리 헌정질서적 측면에서 보면 왜 헌법학자들이, 오늘도 허영 교수(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나 이인호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서서 고도의 통치행위다,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하는 걸 자제하면서 위헌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게, 그런 것까지를 봐야 되는 거야. 국회의원은 적어도 그런 대법원 판례까지도 보고. 나도 헌정질서를 위해서 하는 거야.
김상욱: 선배님, 그래서 올리는 말씀입니다. 대법원 판례에도 비상계엄이든 이런 통치행위가 헌법이나 법치에 어긋나면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편집자 주: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윤상현: 아니, 너는 5·17 얘기하는데,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해서 5·17이 고도의 통치행위가 안 되는 거야. 그러면 12월3일 비상계엄하고는 다른 거야.
김상욱: 선배님께서는 12월3일 비상계엄이 합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윤상현: 아니, 합법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거에 대해서 우리가 한 번···.
김상욱: 법치에서 벗어나면 통치행위도 불법이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 거거든요.
윤상현: 이거에 대해서 한 번 공부를 하고 우리가 토론하고, 적어도 탄핵이란 게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통해서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되는 거야. 논의도 없이 우리 스스로 이렇게 하는 것은, 좀 더 잘해보자 이거야. 오케이. 굿럭.
김상욱: 말씀 감사합니다.
8분간의 토론을 마치고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 김상욱 의원은 목례한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가 1인 시위를 계속했고, 윤상현 의원은 국회 본관으로 걸어 들어갔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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