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국장은 희망이”…코스피 거래량, 코인의 절반도 못 미쳐
시총 1위 삼성전자 추월
“빚투도 희망 있어야 하지”
공격성향 개미도 미수 줄여
기업공개 시장까지 위축
자본시장 마중물 역할 못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 가상자산과 미국 증시에 ‘올인’ 중이다. 코스피가 2400선에 머물며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른바 개미들은 ‘빚투’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줄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등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수조 원 이상 추월하는 등 극단적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는 15조1632억원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국장’(국내 증시)을 떠나고 있다는 대표적 지표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지난 1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8조원대로 추락했다. 지난 6월 9조원을 돌파했던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6조3103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0년 이후 가장 적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12월(1~12일까지 집계)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4987억원으로, 코스피시장 9조9772억원과 코스닥시장 6조7125억원을 합친 16조6897억원보다 47%(7조8090억원) 많다.
가상자산거래소가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코스피 거래대금이 가상자산거래소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칠 정도로 심각한 침체에 빠진 것이다.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기업들에 대한 자본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심하게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24시간 동안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는 리플이 1조2567억원 거래되면서 이날 삼성전자의 거래대금 약 88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가상화폐 1개 종목 거래량이 삼성전자 거래량보다 43% 많았다는 뜻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비중을 확대하면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으나 개인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추세적인 상승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기관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은 20.47%로, 전월 18.45%보다 2%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계 스미토모미쓰이은행의 제프 응 아시아 거시경제전략담당 책임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탄핵을 둘러싼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중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라도 단기적으로는 회복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 압박과 더불어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둔화가 동시에 작용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잇따랐다. 미국계 투자분석 업체 모닝스타의 로레인 탠 아시아주식담당 책임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과 관련해 “무엇보다 정치 혼란으로 인해 증시 개선 노력이 좌절을 겪을 수 있다”면서 “정치 리더십 교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평화롭게 물러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증시에서 가치평가 지표로 자주 활용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모두 밸류업 움직임이 있기 전인 1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13일 코스피의 PBR은 0.87, PER은 14.01배로 1년 전인 작년 12월 13일(PBR 0.91, PER 18.90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본계 미즈호증권의 비슈누 바라탄 아시아(일본 제외) 거시경제 리서치담당 책임연구원은 지난 10일 투자 메모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졌기 때문에라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취약한 정부와 분열된 정치에 따른 혼란 속에서는 밸류업보다는 대기업 편중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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