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네안데르탈인 4만 9000년 전 첫 사랑 나눴다

박정연 기자 2024. 12.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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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이동한 초기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 유럽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의 교배가 시작된 것은 기존 학계가 추정했던 시기보다 최근과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호모 사피엔스에 섞이고 진화한 과정을 역추적해 두 인류 간 첫 교배가 4만7000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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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체코 즐라티 쿤과 독일 라니스 지역에 살던 초기 현생인류의 상상도. Tom Bjorklund 제공

아프리카에서 이동한 초기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 유럽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의 교배가 시작된 것은 기존 학계가 추정했던 시기보다 최근과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다른 대륙으로 이주하는 과정에 대한 새로운 연구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아레브 쉬머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연구원과 프리야 무르자니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간 교배가 4억 9000~4억 5000년 전에 처음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12일(현지시간) 각각 공개했다.

앞서 학계는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과 처음 교배한 시기를 6만 5000~4만7000년 전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교배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네이처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쉬머 연구원 연구팀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유골, 독일에서 발견된 '라니스 집단 ' 유골에서 유전체를 채취하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네안데르탈인과의 혼혈이 발생한 시점을 역추적했다. 라니스 집단 유골들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4만9000~4만1000년 전 유럽 중부 및 남부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4만 5000년 전 라니스 집단 유골의 유전체를 다른 현생인류인 체코의 '즐라티 쿤 집단' 유골의 유전체와 비교했다. 그 결과 라니스 집단 유골 중 일부는 즐라티 쿤 집단 유골과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 흔적이 유전 물질에 남아있는 즐라티 쿤 집단 유골과 라니스 유골의 유전적 상관관계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교배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라니스 집단 유골에 남겨진 유전체의 2.9%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였다.

연구팀은 라니스 집단과 즐라티 쿤 집단 유골의 유전적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혼혈 사건이 라니스 집단이 살기 약 80세대 전인 4만9000~4만 5000년 전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사이언스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무르자니 교수 연구팀은 4만5000년 동안 유럽,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살았던 현생인류의 유전체 58개와 다양한 국적, 인종의 현대인 275명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호모 사피엔스에 섞이고 진화한 과정을 역추적해 두 인류 간 첫 교배가 4만7000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혼혈 사건은 이후 7000여년 간 지속된 것으로 추정했다. 무르자니 교수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계 사람들의 유전체를 중심으로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등의 혼혈 관계를 더 자세히 규명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4-08420-x
- doi.org/10.1126/science.adq3010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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