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도 연극배우 할 수 있어! … 아이들을 위한 연극 프로젝트 '꿈의 극단'

구교범 2024. 12. 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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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첫발을 내디딘 '꿈의 극단'의 홍보대사를 맡은 극단 '여행자'의 연극배우 김기분(43)은 지난 4일 이같이 말했다.

이순재, 최정원, 전미도와 창극 스타 김준수와 김수인 등 잔뼈 굵은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극단 여행자와 같은 경험 풍부한 창작진들이 홍보대사 겸 멘토로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극단 '여행자'의 단원인 김 배우는 경력 24년 차의 베테랑 연극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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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극단’ 멘토 연극배우 김기분 인터뷰
문체부 주관 아동·청소년 문화예술교육사업 '꿈의 극단'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재해석한 '폭풍우'
참가 어린이들이 대본부터 연출, 공연까지 손수 맡아
연극반 학생과 함께 연습하는 '연습해드림',
희곡을 읽고 낭독극을 만드는 '읽어드림'까지
"단순히 가르치는 걸 넘어 창작세계 경험…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펼칠 '판' 깔아주고 싶어"

"일단 해봐라. 가슴 속에 요만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더 고민하지 말고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난 7월 첫발을 내디딘 '꿈의 극단'의 홍보대사를 맡은 극단 '여행자'의 연극배우 김기분(43)은 지난 4일 이같이 말했다.

'꿈의 극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아동 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사업 ‘꿈의 예술단’의 연극 부문 프로젝트다. 2010년 발족한 '꿈의 오케스트라'와 2022년 시작한 '꿈의 무용단'에 이어 올해 처음 시범 운영에 도입했다. 이순재, 최정원, 전미도와 창극 스타 김준수와 김수인 등 잔뼈 굵은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극단 여행자와 같은 경험 풍부한 창작진들이 홍보대사 겸 멘토로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극단 '여행자'의 단원인 김 배우는 경력 24년 차의 베테랑 연극배우다. 극단 '여행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공연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극단이다. 지난 2012년에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 글로브 시어터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재창조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김 씨가 맡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은 '꿈의 극단' 단장. 아이들이 직접 공연 제작, 대본 리딩 등 공연 창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김 배우가 이번 프로젝트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교육에 뜻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은 배경에는 자신이 학창 시절 몸소 경험한 고민이 있었다. 김 씨는 "배우를 꿈꾸며 진로를 고민하던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리며 배움에 목말라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연극영화과 진학 이후에도 교직 이수 과정을 거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 강사로 일하며 그 마음을 실천으로 옮겼다.

이번 프로그램은 3가지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2주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폭풍우'라는 작품을 참여 학생들이 직접 연출하고 공연까지 올리는 '누구나 여행자' 프로젝트'였다. 이어 고등학교 연극반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연습하는 '연습해드림', 하남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희곡을 읽고 낭독극을 만들어보는 '읽어드림'까지. 연극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동료 예술가로서 일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 작품으로 템페스트를 고른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보다는, 하고 싶은 시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사업 취지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훌륭한 예술가들의 창작 세계와 예술관을 경험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4대 비극은 유명하지만, 너무 고루하고, '템페스트'는 용서, 화해라는 주제도 좋고, 판타지적 요소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품으로 쓰던 작은 책상을 폭풍우에 휩쓸리는 배로 만들어 아이들이 난리를 치며 옹기종기 모여 올라가는가 하면, 자신들이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LED 화면으로 띄워 무대 배경으로 만들었다. 한 학생은 공연 시작 10분 전에 황급하게 나무젓가락으로 손수 옷걸이를 만들어 직접 무대 소품을 만들기도 했다. 김 씨는 "이 아이들에게는 이 연극을 진심으로 '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기특했다"며 "아이들이 학생이 아닌 동등한 창작자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운영 첫해인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특히 시간이 촉박한 점을 가장 먼저 얘기했다. 그는 "아이들이 슬슬 적응해서 자유로워지고 무언갈 새로 펼치려는 시점에 발표회를 열어 아쉬웠다"며 "8회차는 조금 짧다고 느껴져서 또 기회가 있다면 5개월 동안 20회차 수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뭔가 도전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할지 몰라 헤매는 모습을 보니 제 어린 시절을 보는 듯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부족한 점을 채우거나 새로운 걸 배운다기보다, 아이들이 하고 싶었던 공연과 무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싶었어요. 제가 판을 깔아줬는데 아이들이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찼어요. 조금이라도 공연이라는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용기를 내서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구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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