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의원 잡아들이라 했다"…조지호가 밝힌 `그날 밤` (종합)
"尹 면담 후 부인과 대화하며 尹 서면 찢어버려"
"위치추적 등 방첩사 요구 거절"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묵살"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12·3 비상계엄령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을 불러 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알린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 등을 직접 체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청장 측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았으며, 이후 3번에 걸쳐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항명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 측은 법원에서 지난 3일 계엄 상황 당시 3번 항명했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전 서면 지시 사항 △계엄 선포 직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받은 요구 △윤 대통령의 6차례 걸친 전화 지시 등 3가지를 따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노 변호사에 따르면 먼저 지난 3일 오후 7시 20분쯤 조 청장은 윤 대통령의 호출로 서울 삼청동 안가에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5분 가량 일방적으로 ‘탄핵’ ‘종북세력’이라는 단어 등을 사용하며 계엄령 선포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이어 A4 용지 한 장에 지시사항을 적어 전달했다. 조 청장은 서면 양식을 보아 국방부에서 작성된 문서로 판단했으며, 해당 종이에는 비상계엄 선포 시각과 국회·MBC·경향신문·뉴스타파 등 언론사·여론조사 꽃과 같은 주요 통제 기관이 적혀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 변호사는 “조 청장이 면담이 끝난 후 공관에 돌아가 부인과 대화를 하며 서면을 찢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조 청장 측은 방첩사령관으로부터 받은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조 청장에게 3가지 요구사항을 전화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 내용은 △안보수사관 100명 지원 △정치인 15명 위치 정보 확인 △선관위 3곳 군병력 배치 관련 경비 인력 지원이다. 다만 조 청장은 안보수사관 지원과 정치인의 위치정보 확인은 부당하다고 여겨 이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관위 경비 인력 지원의 경우 우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김준형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차량 안에서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보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일 심야 선관위 과천 청사에는 경찰 인력이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 측이 주장하는 마지막 항명은 윤 대통령의 전화 지시를 모두 거부했다는 점이다. 조 청장 측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37분 윤 대통령이 조 청장에게 직접 6차례 전화를 걸어 의원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노 변호사는 “‘계엄법 위반이니 체포해’ 이런 취지의 말이었고 ‘잡아들여’이런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변호사는 “당시 조 청장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참모들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묵살했다”며 “국회를 통제할 때부터 이게 공직에서의 마지막 결단이구나, 끝나면 사직하겠다고 (조 청장이)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후인 4일 오전 5시쯤 윤 대통령과 2차례 추가로 전화를 했다고도 설명했다. 당시 조 청장은 혼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아냐 수고했어” “조 청장 덕분에 빨리 잘 끝났어”라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 청장 측은 “(경찰이) 체포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엄이 이렇게 빨리 끝났다, 경찰이 (계엄 성공의)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을 윤 대통령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청장은 오전 6시쯤 행정안전부 측에 사직 의사를 표시했으나 만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청장 측의 이 같은 주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발언한 것과 일부 다르다. 노 변호사는 이에 대해 “조 청장이 스스로 (거짓말 한 것을) 인정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봤어야 하는데 어떤 평가든 달게 받고,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참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시에 예정된 조 청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이르면 늦은 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윤지 (yun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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