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멈췄다…‘무정부 상태’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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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통치 불능의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
정국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되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은 한국 경제를 하루하루 말라가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의 계엄 시도 대가를 5100만 국민이 할부로 치르게 될 것"이라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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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주가·치솟는 환율…불안해진 체코 원전·K2 전차 수출
(시사저널=김종일 기자)
지금 대한민국은 통치 불능의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 대통령은 내란죄 피의자로 전락했다. 구속 위기다. 출국금지도 당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계엄 선포를 통치행위라 했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시 나라는 두 동강이 나게 됐다. 행정부는 움직일 동력을 잃었다. 공직사회는 책임 회피와 복지부동으로 얼어붙고 있다. 무엇보다 군이 흔들리고 있다. 지휘체계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사불란해야 할 군은 요동치고 있다.

정국은 대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는데, 여야는 국민과 국제사회가 느끼는 불안과 불확실성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국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되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사이 국격은 추락하고 있다. 국가 신용도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은 점점 커져 주가·환율은 연일 요동치고, 원전·방산 수출 등은 흔들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은 한국 경제를 하루하루 말라가게 만들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그간 정부가 뛰는 환율을 잡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허물며 달러당 1400원 밑으로 잡아두려던 노력이 당장 물거품이 됐고, 15년 만의 2연속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무용지물이 됐다. '밸류업'을 외치던 주가는 불과 며칠 만에 박살이 났다. 증시는 12월9일까지 나흘 동안 시가총액이 144조원 증발했다. "대통령의 계엄 시도 대가를 5100만 국민이 할부로 치르게 될 것"이라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정치적 불안은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장 정부가 공들이던 체코 원전 수주와 K방산 수출이 위험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당초 연내 타결이 예상됐던 폴란드 정부와의 K2 전차 2차 수출계약 건이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체코 원전 수주 확정도 불안해진 상황이다. 조 단위의 대규모 계약이 국가 간 대형 사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외교적 신뢰와 정상외교가 중요한데, 계엄 사태로 인한 권력 공백으로 외교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트럼프 2기 대비할 골든타임 놓쳐…줄줄이 취소되는 정상외교
커진 불확실성에 주요 외교 일정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2월5~7일로 예정됐던 방한을 취소했고, 내년 1월로 준비되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 일정 역시 불확실해졌다. 한미 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도 돌연 연기됐다. 무엇보다 대미 외교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 정상 간 소통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 성향에 맞춰 정부가 대비해 오던 전략이 무산됐다. 트럼프 2기 출범(내년 1월20일) 전 우리 정부 입장을 반영할 골든타임은 흩어지고 있다.
초유의 국정 마비로 가장 큰 피해는 국민이 입고 있다.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경제·외교·안보·내치 등 국정이 사실상 기능 정지되면서 국민의 삶은 불안함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줄을 잇고 있는 기업들의 비상경영 선포와 투자 축소 발표는 서민들의 하루하루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희망은 좌절됐고, 불안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마음은 시민의 삶을 짓누른다. 정부는, 정치는 지금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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