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사태' 때도 있던 관보·회의록···2024년 계엄 땐 아무것도 없었다

김수호 기자 2024. 12. 13. 0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79년 10·26 사태와 1980년 5·17비상계엄확대조치 당시에도 게재됐던 관보와 국무회의 기록이 윤석열 정부에선 실종됐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개최한 국무회의가 5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통령실은 당시 회의록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마지막 계엄령 선포인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 당시에도 국무회의 회의록은 존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계엄 전 국무회의 회의록 없어"
'대한민국 전자관보'에도 계엄안 등록 안 돼
1980년 5월 17일 제41회 임시국무회의 회의록. 국가기록원 캡처
[서울경제]

1979년 10·26 사태와 1980년 5·17비상계엄확대조치 당시에도 게재됐던 관보와 국무회의 기록이 윤석열 정부에선 실종됐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개최한 국무회의가 5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통령실은 당시 회의록이 없다고 전했다.

국무회의 규정 10조·11조에 따르면 국무회의 땐 간사인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사회를 맡고 국무회의록을 작성한다. 국무회의록은 회의 개최일로부터 약 7~10일 후 행정안전부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그런데 김한수 행정안전부 의정관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정관실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그날 밤 (계엄 선포·해제 관련) 국무회의에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을 행정안전부 대신 대통령실이 작성했다고 답변했으나, 대통령실은 국무회의 발언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마지막 계엄령 선포인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 당시에도 국무회의 회의록은 존재했다. 1980년 5월 17일 제42회 임시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일시, 장소, 출석한 국무위원, 의결사항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당시 비상계엄선포안에는 “비상계엄 선포지역을 5월 17일 24시를 기하여 전국일원으로 변경한다”는 의결주문과 제안 이유 등이 담겼다.

1979년 10·26 사태 비상계엄선포(안). 국가기록원 캡처

그런데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에선 국무회의 회의록도, 관보도 확인할 수 없다. 현행 계엄법 제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땐 그 이유와 종류, 시행일시, 시행지역과 계엄사령관을 공고해야 한다. 통상 공고는 ‘관보’를 통해 한다. 1948년부터 1980년까지 선포된 비상계엄은 모두 그 이유와 종류, 시행일시, 시행지역, 계엄사령관이 관보에 게재됐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은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등록돼 있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 요구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한편 11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를 두고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며 “국무회의가 아닌 게 맞느냐”는 질의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당시 국무회의는 ‘비상계엄 선포안’을 안건으로 5분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계엄 선포에 필요한 총리 등의 부서(서명), 국회 통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 총리는 “회의 기록과 속기, 개회 선언, 종료 선언 등이 이루어졌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뤄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