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군 장성만 17명…국정 혼란 장기화 조짐에 안보 공백 우려

국방부 “대비태세·작전 임무태세에 부족함 없다”

곽종근(왼쪽)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선호 국방부 차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 사령관. 뉴시스

비상계엄 사태로 직무에서 배제되거나 수사 선상에 오른 군 장성이 17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탄핵 등 국정 혼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북 대비 태세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국방부는 계엄사령관으로 활동한 박안수(육군 대장)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12일 직무정지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의 직무가 정지됐다.

정성우(육군 준장 진급 예정자) 방첩사 1처장과 김대우(해군 준장) 방첩사 수사단장, 문상호(육군 소장) 정보사령관도 차례로 직무 정지됐다.

이들 모두 대북 대비태세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안보 공백에 따른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외에 병력을 출동시킨 것으로 확인된 특전사 예하 이상현 제1공수여단장, 김정근 제3공수여단장, 안무성 제9공수여단장(이상 준장)과 김현태 707특임단장, 김세운 특수작전항공단장, 수방사 예하 김창학 군사경찰단장(이상 대령)의 경우 출국금지 상태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국방부 장관직은 지난 5일부터 김선호 차관이 대리하고 있다. 김용현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장관 후임으로 예비역 육군 대장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언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국방부는 수뇌부 공백에 따른 대비태세 우려에 대해 "직무대리자를 명확히 지명하고 있고 대리자들이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그런 지휘체계에 의해서 야전부대와 작전부대들이 현재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대비태세나 작전 임무태세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계엄에 연루된 장성들이 자기변호 과정에서 군 기밀을 노출하는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총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계엄 당시 어디에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계엄사령부가 차려졌던 합참 지하 시설을 허공에 손으로 그려가며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김 차관이 "총장이 중요한 전투시설 개념을 얘기하고 있다. 끊어 달라"고 제지를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이 질의 과정에서 계엄군 투입 의혹이 있는 정보사령부 요원들의 실명을 거론하자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발언 기회를 얻어 "정보요원들은 중요한 자산인데 이름을 대면 큰일 난다. 시설에 대한 얘기도 마찬가지"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