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정치 상황" 조국·한동훈·이재명… 증시 흔드는 정치인 테마주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조국 테마주로 분류되는 화천기계는 전일 대비 17.90% 내린 261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천기계는 남광 전 감사가 조 대표와 미국 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조국 테마주로 불린다.
이외에도 토탈소프트(-18.21%), 삼보산업(-7.51%), 대영포장(-6.35%), 화천기공(-3.70%) 등도 동반 하락했다. 조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차기 대권 출마가 불가능해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원심에서 선고한 징역 2년 실형과 600만 원의 추징 명령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조 대표는 향후 7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돼 차기 대선 및 총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는 급등했다. 조 대표의 실형 확정 소식에 반사이익 기대감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의 테마주인 SG글로벌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PN풍년도 전날 대비 22.93% 오른 1만 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PN풍년은 감사가 김 지사 고등학교·대학교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SG글로벌은 김 지사 고향에 소재했다는 관련주로 묶였다.
조 대표 유죄의 반사효과로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는 이득을 봤다. 대표적 김동연 테마주인 SG글로벌은 이날 상한가인 3125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다른 테마주인 PN풍년도 이날 22.93% 올라 1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탄핵 소용돌이에 빨려 들고 있는 정치권 흐름에 따라 테마주들이 잇따라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히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곧장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은 상한가인 5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엔트정공은 과거 이 대표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의 대장주로 꼽힌다. 오리엔트정공은 계엄령이 해제된 직후인 4일부터 380%가량 올랐다. 직전 거래일인 11일에는 투기 과열로 하루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거래정지가 풀린 12일 다시 상한가를 찍었다.
또 다른 이 대표 테마주 위세아이텍도 상한가인 76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위세아이텍은 주주토론방 등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친인척 관련주라는 풍문이 돌면서 유튜브 종목 추천 채널 등에서 테마주로 추천이 나온 상황이다. 10일부터 3거래일 동안 주가가 80% 이상 급등했다.
다만 같은 후보의 테마주에서도 급등과 급락이 종목에 따라 갈리면서 나타나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 대표 테마주 대장주인 오리엔트정공의 계열사 오리엔트바이오는 12일 22.76% 하락한 114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계엄 해제 이후 오리엔트정공과 비슷하게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이날 급락했다.
이 대표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이 있다며 비슷하게 테마주로 평가받던 범양건영은 7.81% 하락해 3480원에 장을 마감했다. 동신건설도 한 차례 거래정지를 겪은 후 이날 7.75% 떨어지며 조정을 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우도 이날 각각 4.71%, 6.38% 떨어졌다.
증권가는 정치적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증시도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 수출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화장품 등 주요 수출 업종 주가 약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정치 불확실성으로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입으면 증시 하방 압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핵 대치 정국과 관련된 경계감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최근과 같은 차익매물 출회, 하방 안정성 확보를 염두에 둔 업종 간 로테이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낙폭이 제한된 업종들 내에서도 연말 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이 이어지는 업종들이 존재하는 점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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