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개 찬성’ 7명으로 늘어

김승재 기자 2024. 12. 1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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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추가되면 내일 탄핵안 가결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한지아·진종오 의원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김재섭 의원을 포함해 7명으로 늘었다.

그래픽=박상훈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1명만 더 찬성에 가세하면 오는 14일 표결이 예정된 2차 탄핵소추안은 통과될 공산이 크다. 여권에서는 “탄핵소추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7명 외에도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의원이 추가로 10여 명에 달해 탄핵소추 방어가 사실상 어려워진 국면”이란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인 진종오(초선·비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계엄 사태가 저와 제가 속한 국민의힘의 가치와 철학을 명백히 훼손한 것임을 깨달았다”며 “이번 주 토요일 국회에서 진행될 탄핵소추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했다. 한지아(초선·비례)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한다”며 “이번 주 토요일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다”고 했다.

이날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진종오·한지아 의원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지금은 탄핵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국민의힘이 정한 ‘탄핵소추 반대’ 당론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조짐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이어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감지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탄핵소추 반대’ 당론 유지를 주장한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72표를 받으며 당선됐다. ‘당론과 무관한 자유 투표’를 내세운 비윤계 김태호 의원도 34표를 얻었다. 친한계가 2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중립 성향 의원 10명 내외가 김 의원에게 표를 준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소추가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한 의원 상당수가 김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내란 혐의 규명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박성재(법무장관)·조지호(경찰청장)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도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잇달았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 주도로 네 안건을 모두 부결시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법은 김예지·김용태·김재섭·안철수·한지아 의원 5명이 찬성표, 김소희·이성권 의원 2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김 여사 특검법은 권영진·김예지·김재섭·한지아 의원 4명이 찬성했고, 김소희·김용태 의원 2명이 기권했다. 무기명 표결로 진행되는 법무장관·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은 각각 찬성이 195명·202명이었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야권 의원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해 191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각각 4표와 11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도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본지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상계엄 관련 상설특검법에 찬성(22명)하거나 기권(14명)한 국민의힘 의원 36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22명이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22명 중에는 공개적으로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밝힌 7명이 포함됐고, ‘표결에 참석하되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의원은 2명이었다. 나머지 13명은 “고민 중”이라거나 “찬반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이번 표결에는 참석하기로 했지만 찬반 여부는 당내 의원들과 좀 더 의견을 교환한 다음 결정하겠다”고 했다.

장동혁 與최고위원과 인사 나누는 권성동 원내대표 -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둘째) 신임 원내대표와 장동혁 최고위원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친한계로 분류됐던 장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막지 못한다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2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내 논의 상황을 보겠다"고 했다. /뉴스1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소추 반대’ 당론을 유지하더라도 당론과 무관하게 표결하는 걸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탄핵소추를 방어하기 위한 둑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고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이 표결에 불참했었다. 당시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200명)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는데, 안철수·김예지 의원은 찬성표, 김상욱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10일 김상욱·조경태 의원이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밝히며 찬성파가 4명으로 늘었고, 11일 김재섭 의원, 12일 진종오·한지아 의원이 찬성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각자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지만 중요 사안, 현안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탄핵소추 반대’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탄핵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이고, 나 살자고 대통령을 먼저 던지는 것은 배신의 정치”이라며 “지금 윤 대통령을 탄핵하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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