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강백호다...FA 홍수 터진 KT, 2년 연속 비FA 다년계약? 어떻게 풀까[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12.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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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창단한 KT는 2015년 1군에 합류해 올해로 KBO리그 10시즌째를 치렀다.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다 2021년 첫 우승을 하고 가을야구 단골 팀이 되며 빠른 성장을 이뤘다.

신생 팀 우선 지명 등으로 함께 출발한 창단 멤버들은 꼴찌였던 초창기부터 팀과 함께 성장을 이뤘다. 팀과 같은 세월을 지난 이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서 KT도 전환기에 놓였다. 외부 영입을 통해 보강만 집중하면 되던 KT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내부 FA가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2년 동안 투수 김재윤, 엄상백, 고영표, 내야수 심우준까지 마무리, 선발 투수, 주전 유격수가 FA가 됐다. KT는 그 중 1명, 고영표만 지켰다. 지난 겨울 김재윤은 삼성으로 갔고, 이번 겨울에는 엄상백과 심우준이 한화로 갔다. 고영표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로 나설 차례였지만 KT는 비FA 다년계약으로 미리 잔류시켰다. 고영표는 지난 1월 5년 최대 107억원에 계약하며 KT의 창단 이후 첫 비FA다년계약과 첫 100억원대 계약 기록을 썼다.

이제 강백호(25·KT) 차례다. 강백호는 창단 멤버는 아니지만 2018년 입단해 돋보이는 타격으로 빠르게 KT 대표 선수로 자리잡았다. 2022~2023년에는 부상 등으로 시즌을 각 절반씩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국가대표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받은 등록일수 보너스를 더해 올해까지 FA 자격 요건 7년을 채웠다.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자격 요건 8시즌을 채워 FA가 된다.

KT 강백호가 홈런을 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순서대로라면 KT는 이제 강백호와 비FA 다년계약을 추진할 차례다.

강백호는 실질적으로 KT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배출한 ‘스타’다. 리그 역대 두번째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고졸신인이고, 역대 고졸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하면서 KT에게 큰 희망을 안겼다. 7년 동안 타율 0.307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는 인정받는 강백호는 외야수와 1루수를 거쳐 올해는 ‘전공’인 포수로 출전하기 시작하면서 그 능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FA 시장에 나갈 경우 가치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KT는 야수 중에 유독 베테랑이 많아 평균 연령이 상당히 높다. 팀의 미래 구상에 있어서도 20대인 강백호가 핵심타자로 남아줄 필요가 있다. KT가 팀의 상징적인 스타 강백호를 잔류시켜야 할 명분은 뚜렷하다.

관건은 그 계약 기준이다. 이정후도, 김혜성도 해외 진출을 하면서 이른 바 ‘슈퍼루키’ 계보를 쓰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태생 타자들 중 정확하게 FA 자격 조건을 채워서 시장에 나오는 타자는 강백호가 처음이다. 꾸준히 활약하면서 병역까지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은 쉽게 오지 않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그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졌다. 20대 중반의 파워 히터 FA 몸값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해마다 ‘거품’은 끼고 내년 시장 가치는 올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보이진 않는다.

포수 강백호. KT 위즈 제공



강백호의 의지도 변수다.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 의사는 없지만 FA가 되어 자유로운 해외 진출은 기회가 되면 시도할 수 있다. 올해 이미 메이저리그사무국에서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다. 미국 구단 중 누군가가 강백호를 향한 관심은 표현했다는 뜻이다.

해외에 가지 않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강백호의 KT 잔류 의지다. 구단이 비FA 다년계약을 제의하더라도 시장에 나가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선수가 사양할 수도 있다. 협상 과정에서 상황은 언제든 뒤바뀔 수가 있다. 비FA다년계약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구단이 기준점을 잡기가 굉장히 어려운 까닭이다. 올해 부활했지만 지난 2년 간 부진했고 여러 우여곡절에 진통을 겪었던 점도 구단으로서는 고민되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구단이 강백호 측과 아직 깊은 이야기를 나눈 바는 없다. 비FA 다년 계약을 하기로 한다면 시즌 중에도 가능해 시간은 있다. 다만 고영표와 계약은 지난 1월25일에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이었다. 강백호와 늦어도 내년 시즌 연봉 협상 과정에서는 1차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 대략적인 방침은 정해놓아야 할 시점이다. KT 구단은 다년계약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강백호와 나아갈 길을 검토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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