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들이 본 '尹 담화'···"軍 동원 자체가 이미 내란" "국회 무력화 여부는 다퉈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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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을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주장했으나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명백한 내란에 해당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비상계엄 당시가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셈인데다 군 관계자 등 기존 진술과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강조한 것은 비상계엄이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멈추기 위한 경고 조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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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비상사태 아니란 자백"
軍관계자 기존 진술과도 배치
"계엄 바로 해제했다"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을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주장했으나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명백한 내란에 해당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비상계엄 당시가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셈인데다 군 관계자 등 기존 진술과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국민 담화가 탄핵·수사·기소에 대비한 윤 대통령의 변론 성격이 강한데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윤 대통령이 ‘자승자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강조한 것은 비상계엄이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멈추기 위한 경고 조치라는 점이다. 군 병력을 투입한 게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지 국회를 해산해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게 아니라는 것이 주된 주장이다. 근거로는 실제 무장하지 않은 300여 명의 소규모 병력을 투입했고 이마저도 국회 계엄 해제 의견을 받아들여 곧바로 철수시켰다는 점을 제시했다. 비상계엄을 주말이 아닌 평일에 선포했고 국회에 대한 단전·단수는 물론 국회의원 출입을 제한하지 않은 부분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2시간짜리 내란이 있느냐’며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헌법 전문가들은 위헌·위법 성격이 강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국민 담화에서 알 수 있듯 12·3 비상계엄 당시는 전시·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헌법 제77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비상계엄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형법상 내란이 ‘목적범’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의결에 2시간 만에 군을 철수했다’는 게 면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형법 87조(내란)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우두머리 △모의·지휘·참여 △부화수행·단순 가담 등으로 구분해 처벌한다.
전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이미 ‘문을 부수고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군 작전 사령관들의 진술이 나온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자기 변명에 불과하다”며 “의결 정족수가 다 채워지지 않게 군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자체가 내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자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회 기능 마비와 관련한 내용은 비상계엄 담화에는 없으나 포고령을 통해 구체화됐다”며 “군대를 출동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폭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내란죄는 이미 완성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 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윤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 교수는 “내란죄는 국헌문란 등을 목적으로 폭동하는 목적범”이라며 “국회의 해제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논리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상황을 좀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게 국헌문란의 목적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도 “군 투입 숫자가 적고 계엄을 곧바로 해제했다는 점에서 실제 국회를 무력화하려고 했는지는 헌재에서 다퉈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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