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와 있는 미래의 경로당…‘디지털 도심공원’ 인기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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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7호선 대림역에서 내려 약 10분간 걸으면 도착하는 영등포 대림중앙시장은 낯선 풍경으로 활기가 넘쳤다.
시장 한곳에서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간판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로 3층에 도착하니 또 한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민선 8기 시장 공약사업으로 여러 자치구가 경합을 벌인 끝에 영등포구와 은평구가 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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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7호선 대림역에서 내려 약 10분간 걸으면 도착하는 영등포 대림중앙시장은 낯선 풍경으로 활기가 넘쳤다. 중국식 한자로 적힌 간판이 걸린 음식점과 이국적 향내를 풍기는 식재료 가게를 지나다보니 다른 세계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시장 한곳에서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간판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로 3층에 도착하니 또 한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이곳 대림동 서남센터(디지털로 37 나길 21)와 구산동 서북센터(서오릉로 165) 등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민선 8기 시장 공약사업으로 여러 자치구가 경합을 벌인 끝에 영등포구와 은평구가 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서남센터는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배우는 단순한 강의 공간이 아니었다. 약 250평 규모의 널찍한 공간은 강의와 실습을 위한 강의실은 물론이고, 교육용 키오스크, 인생네컷 사진관, 방송 제작 체험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체험존, 인공지능(AI) 로봇 바둑, 고스톱 등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터치 해피테이블, 자동심장제세동기 등 무척 다양한 시설이 즐비했다. 또한 엑서하트(스마트워킹) 운동기구, 발로 밟으며 운동을 즐기는 증강현실(AR) 스포츠, 실내골프 연습장까지 설치됐다.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로봇 바리스타도 배치됐다. 이들 시설 사이사이 여러 테이블이 여유롭게 놓여 있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서남센터 최재혁 센터장은 “단순 교육장이 아니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취미 활동은 물론 동호회 활동도 이뤄져 새로운 ‘디지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여가공간이자 문화공간”이라며 “그림이 취미인 디지털아트와 유튜브 제작 동호회 등이 구성돼 정기모임도 자주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침 정기모임 중이던 디지털 그림 동호회 한 어르신은 태블릿피시(PC)로 그림을 그리며 “그림이라고는 배워본 적 없지만 마음에 드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전자 연필로 그리니 반복할수록 점점 완성도가 높아져 재미있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센터 다른 한쪽에서는 어르신 세 분이 각각 AI 로봇과 바둑을 두는 중이었다. 최재혁 센터장은 “세 분 중 한 분은 아마 6단 실력인데 AI 로봇의 난이도를 자신의 실력에 맞춰 설정하면 초보에서부터 고단자까지 AI 로봇과 바둑을 둘 수 있다”고 귀띔했다.
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어르신들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기기 관련 강의가 매일 세 차례씩 진행된다.
최재혁 센터장은 “키오스크의 경우에는 패스트푸드와 카페에서 주문하는 법은 물론, 케이티엑스(KTX), 고속버스 같은 교통편 예약, 병원 진료와 영화관 예약 등 실생활에서 어르신들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디지털동행플라자는 개원 뒤 지난 1년간 6만2천 명이 방문했고 2만 명 이상이 교육을 이수했다.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95점 이상으로 무척 높게 나타났다. 디지털동행플라자가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디지털을 매개로 자기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이 디지털 친구를 사귀며 여가를 즐기는 ‘디지털 도심공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서울시는 현재 두 곳에 불과한 디지털동행플라자를 2026년까지 동북권과 동남권 두 곳을 포함해 모두 여섯 군데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자치구별로 1개씩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용 문의 은평 서북센터 1566-2891, 대림 서남센터 1566-2892. 운영시간 월~토 오전 9시~오후 6시(3~10월 하계는 오후 7시까지).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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