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이면 이렇게 쓸까” 대표이사 김병지가 매일 하는 고민···“중계권료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올라야” [이근승의 믹스트존]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4. 12. 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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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는 2008년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강원은 2024시즌 K리그1 38경기에서 19승 7무 12패(승점 64점)를 기록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강원의 돌풍이 코칭스태프, 선수단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힘쓴 프런트의 노력이 있었기에 올 시즌과 같은 성과가 가능했다.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2023시즌부터 강원 대표로 재직 중이다. 김 대표는 2024시즌을 마친 뒤 강원과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은 올해 입장 수익 41%, MD 상품 판매량 224% 증가 등의 엄청난 성과를 냈다.

눈여겨봐야 할 건 강원을 향한 관심이 강등권으로 내려앉아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2023시즌부터 커졌다는 사실이다.

강원은 김병지 대표이사가 팀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 이와 같은 성장을 꾀하기 시작했다. MK스포츠가 김 대표를 만났다.

구단 역대 최고의 한 해를 돌아본 강원 김병지 대표 “기적의 연속이었죠”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2024시즌을 “기적의 연속이었던 한 해”로 표현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강원이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기적의 연속이었죠. 함께했던 모든 분의 도움과 성원 덕분에 기대 이상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특히나 김진태 구단주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제가 선수 생활만 24년 했습니다. 은퇴 후에도 K리그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죠. 30년 이상 프로에 몸담는 거예요. 저는 김진태 구단주 같은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구단주님은 축구에 큰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구단주님의 큰 관심이 여러 기관, 시·군수님들, 강원도민에게 전달됐어요.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등 강원 구성원도 구단주님의 변함없는 축구 사랑에 큰 힘을 받았죠. 그 덕에 화끈한 경기력으로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구단주님의 관심과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Q. 강원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한 해이기도 합니다.

올 시즌 확인한 게 있습니다. 강원도민은 전국 어디에나 계시다는 거예요. 우리가 어디서 경기하든 강원도민이란 자부심을 느낀 한 해였습니다. 홈경기는 설명이 필요할까요. 원정 팀들은 강원 홈팬들의 엄청난 성원에 힘을 쓰기 어려웠습니다. ‘원정 팀엔 지옥’이란 말이 딱 맞지 않았나 싶어요.

Q. 2024년 강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양민혁입니다.

강원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향했습니다. 그것도 유럽에서 빅클럽으로 꼽히는 토트넘 홋스퍼로요. 양민혁은 올 시즌 강원의 재미난 축구 중심에 있었습니다. 강원 최고의 스타였죠. 그 덕분일까요. MD 상품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강원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강원 FC 홈경기 관중 변화. 김병지 대표가 팀을 맡은 2023시즌부터 강원 홈구장을 찾는 팬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표=이근승 기자
Q. 강원은 2023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습니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해 김포 FC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죠. 그랬던 팀이 1년 만에 K리그1 우승 경쟁을 벌였습니다. 극과 극이잖아요. 이런 성과 예상했습니까.

2023시즌을 돌아보면 선수단은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입니다. 마지막까지 K리그1에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으니까. 다만 사무국은 달랐어요.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2023시즌 성적은 저조했지만 홈경기 관중 증가 폭이 엄청났어요. 직전 시즌은 물론 코로나19 전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늘었죠. MD 상품 판매량도 대폭 상승했고요.

Q. 2023시즌을 마치고 선수단 운영에 변화를 준 게 있습니까.

선수단 체질을 바꿨어요. 연봉이 높은 선수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에 대한 정책에 변화를 줬죠. 또 양민혁처럼 훈련장에서 증명한 선수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육성의 비중을 더 높인 거예요. 우린 2034년까지 10년 간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강원 김병지 대표 “여러 사업체 운영하며 배운 게 한둘 아냐···구단 운영에 아주 큰 도움”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해 온 이다. 김 대표의 사업 경험은 강원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K리그를 비롯한 한국 프로스포츠 현실에선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당장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잘릴 수 있잖아요. 계약 기간은 큰 의미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축구 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잃어버릴 수 있는 카드’를 빨리 정리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제가 축구 클럽이 한창 잘될 때였습니다. 2020년 당시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7개를 늘렸죠. 그런데 2020년 2월 코로나19가 들이닥친 겁니다.

코로나19가 1, 2년 만에 종식된 게 아니잖아요. 당시 축구 클럽 다수를 2년 계약했었습니다. 사업체를 수익은커녕 손해만 본 채 넘겨준 게 한둘 아니었죠. 저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게 끝나는 거니까. 정리할 건 빠르게 정리하고 수익이 날 수 있는 걸 더 살렸어요.

위기의 순간엔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죠. 선택은 명확하고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2023시즌을 마치고 구단의 체질 개선 과정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김병지 대표는 축구 클럽만 운영하는 게 아닙니다. 선수로도 대단한 업적을 세웠지만 사업가로도 큰 성공과 경험을 쌓았잖아요. ‘꽁병지 tv’를 운영하면서 상품을 홍보하는 ‘꽁쇼핑’을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비어 펍’을 콘셉트로 치킨 사업(꽁치킨)을 운영하기도 했고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 카페도 김병지 대표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다 자기 돈을 써서 사업하는 거잖아요. 큰 비용을 투자하는 사업에서 손해를 감수한다는 게 쉽지 않을 듯합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게 ‘아쉬움’이에요. 포기할 건 빠르게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판단이 빨라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또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사업의 성패는 사장 한 명이 결정하는 게 아니란 겁니다. 함께 땀 흘리는 직원들이 정말 중요해요.

저는 강원 사무국 직원들에게 확실한 성과급을 약속했어요. 우리가 2024시즌 엄청난 성과를 냈잖아요. 코칭스태프, 선수들만의 힘으로 일군 게 아니거든. 이럴 땐 선수들뿐 아니라 직원들도 보너스를 받아야 해요. 우리가 관중 수, 상품 판매 증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수익도 늘어났습니다. 성과급은 당연한 거죠.

다만 직원들에게 얘기해요. ‘성과가 좋지 않을 땐 성과급, 연봉 인상 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리가 열심히 땀 흘려 낸 성과만큼 보상이 따르는 건 당연한 겁니다. 경영자는 직원들이 구단의 일을 내 일처럼 하길 바란다면, 땀 흘린 만큼의 성과를 보장해야 합니다. 정당한 보상이 구단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거예요.

Q. 지금껏 코칭스태프, 선수들에 대한 성과를 언급한 경영자, 행정가는 여럿 있었는데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단의 발전을 위해 땀 흘리는 직원들의 성과를 언급한 건 김병지 대표가 처음인 듯합니다.

좋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성과를 냈으니 급여를 올려주는 건 이해하겠는데 왜 이렇게 많이 주느냐’는 거예요. 저는 그럴 때 우리의 장기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계획이 있고, 이와 같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해요. 2년 동안 우리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말이죠. 그럼 말이 없어집니다. 직원들이 동기부여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프로축구단이 발전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프로’축구잖아요. 프로축구 팀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Q. 다양한 사업 경험이 구단 대표이사로 일하는 데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 듯합니다.

저는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홍보, 마케팅, 스폰서십 등을 배웠어요. 상품을 하나 만들잖아요. 가격 책정을 하는 데만 고민을 거듭합니다. ‘가격은 이 정도가 적당한가’, ‘얼마를 팔아야 목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까’ 등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죠. 그렇다고 100% 성과가 나는 게 아니에요.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을 땐 다음번엔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주말이면 축구장으로 향하는 게 당연한 삶,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한국 프로축구단이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선 4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단, 입장료, 스폰서, 중계권 수익이다. 김 대표는 이 4가지 가운데 가장 발전이 더딘 것이 중계권 수익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K리그에서 ‘흥행은 성적이 보장한다’고들 합니다. 유럽을 보면 성적과 관계없이 축구장이 가득 차잖아요. K리그도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우리의 2023시즌이 한 예가 될 수 있죠. 2022시즌이나 코로나19가 찾아들기 전 시즌과 비교했을 때 관중 수가 엄청나게 늘었어요. 물론 성적이 좋으면 더 많은 관중을 불러들일 수 있죠. 그게 전부는 아니란 겁니다. 축구란 산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요즘 팬들은 ‘축구만을 위해서’ 축구장을 찾지 않아요.

Q.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팬들이 주말 축구장을 찾는 게 당연하도록 만들려면, 구단은 문화를 창조해야 합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축구장에 왔을 때 경기장 밖에서부터 ‘재미’가 있어야 해요. 경기장으로 향할수록 두근거림이 커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어떤 팬이든 축구장에 와서 추억거리를 남기고 돌아간다면, 재방문율이 대단히 높아집니다.

경기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맡겨놓고, 우린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충실히 해야 하는 이유예요. 우린 홈경기 날 어떤 행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인지 논의를 거듭합니다. 요즘엔 먹거리도 중요하잖아요. 내년엔 먹거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떡볶이, 오뎅, 옥수수, 감자, 고기 등 다양한 음식을 선보일 거예요.

목표는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업체들을 불러들이는 겁니다. 우리가 팬들에게 ‘K리그에서 가장 맛난 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구장’, ‘강원 홈구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옥수수 감자빵’ 등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관중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우린 ‘팬들의 하루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더 힘쓸 거예요.

Q. K리그엔 지자체나 모기업에서 내려주는 예산에만 의존하는 팀이 여럿입니다. 구단 경영자는 어차피 떠날 팀이기에 한 시즌을 사건, 사고 없이 치르는 걸 목표로 하는 것도 봅니다. 경기인 출신 행정가들도 눈앞의 성적에만 신경 쓰지, 안정적인 예산이 있기에 수익화는 크게 고민하지 않거든요. 김병지 대표는 프로축구단의 수익화, 자생력을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단이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봅니까.

여러 가지가 있겠죠. 우리의 장기 계획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크게 보면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선수단, 입장료, 스폰서, 중계권 수익입니다.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축구는 산업입니다. 특히나 우리 같은 팀은 선수를 잘 키워서 비싸게 파는 것도 중요해요. 이적료 수익이 구단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홈경기 수익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티켓 수익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홈경기 수익이 얼마나 되느냐, 홈구장이 얼마만큼 차느냐에 따라서 더 많은 스폰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구단의 브랜드 가치, 상품 판매량도 늘어날 수 있고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 얘길 꼭 하고 싶어요.

Q. 어떤 이야기입니까.

앞서 말한 4가지 가운데 구단의 힘만으론 할 수 없는 게 있어요. 중계권입니다. 중계권 수익은 강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요. 저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팀을 비롯한 K리그 관중이 몰라보게 증가하고 있어요. 시청률, 영상 조회수 등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계권료는 왜 큰 변화가 없는 걸까요. K리그 구단이 1년에 중계권료로 얻는 수익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매우 적어요. 위의 4가지 요소 중 가장 적습니다. 이 부분은 연맹이 해줘야 하는 거예요. 연맹만의 힘으로 어렵다면 K리그 모든 구단이 머리를 맞대야죠. 저는 중계권료가 ‘지금보다 10배는 올라야 한다’고 봅니다.

강원 김병지 대표의 직언 “중계권료 지금보다 10배는 올라야 한다”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K리그 중계권료가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 구조에서 가능한 일일까요.

충분히 가능해요. 예를 들어볼게요. 쿠팡플레이가 K리그 중계를 책임지고 있잖아요. 쿠팡은 OTT와 유통을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쿠팡이 일을 아주 영리하게 잘하는 거예요. 쿠팡은 일정한 금액을 지급한 축구 팬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연맹은 자선단체가 아니잖아요. 매년 많게는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구단들이 더 좋은 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K리그가 2시즌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300만 명이란 건 쿠팡에 대단히 매력적인 숫자잖아요. 연맹이 일을 잘한다면 3년 내 10배 이상은 더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의 중계권 수익이 구단들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고요.

유럽의 사례를 봐도 프로축구단이 자생력을 키우려면 중계권 수익이 정말 중요해요. 그런데 한국에선 중계권 수익이 가장 미진합니다. 제가 이런 얘길 하면 ‘시청률이 적은데 어떻게 그 정도의 수익을 올리냐’고 합니다. 글쎄요. 요즘 사람들이 티브이 중계로만 K리그를 시청합니까. K리그 1경기로 수많은 콘텐츠가 탄생합니다. 그 콘텐츠를 통해서 또 다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요. 제가 조금 강하게 말한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게 분명합니다.

Q. 프로축구단의 수익화를 논의하다 보면 프로야구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프로야구는 올해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습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큰 차이 중 하나는 경기 수입니다. 프로야구는 1주일에 6일 경기합니다. 프로축구는 컵대회 포함 많아야 2번이에요. 구단별 홈경기로 치면 프로야구는 144경기 중 72경기를 홈에서 치릅니다. K리그1은 38경기 중 19경기를 홈에서 치러요. K리그는 경기가 없는 날 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가 상당히 중요한데요. 좋은 방안이 있습니까.

어렵죠(웃음). 야구는 경기 수가 많다 보니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항상 경기가 진행되고 있죠. 매일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오고요. 축구는 보통 1주일에 한 번 경기합니다. 이 부분은 미디어 쪽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셔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럽은 주중에 유럽클럽대항전을 치릅니다. 금~일요일엔 보통 리그 경기를 소화하죠.

경기가 없는 날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유럽의 경우엔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면 주말 있었던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유명 패널들이 모여서 해당 라운드 핵심 이슈 등을 설명하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하죠. 직장인들이 퇴근 후 프로야구를 챙겨보듯이 프로축구 하이라이트, 분석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물론 유럽과 K리그를 비교하는 건 어렵습니다. 유럽은 100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가 있어요.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습니다. K리그는 1983년 출범했잖아요. 유럽의 절반도 안 됩니다. 차차 만들어가야죠. 미디어에서 어떤 콘텐츠가 축구에 대한 흥미를 더할지 고민하고, 대중에게 전달한다면 지금보다 많은 팬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단들도 자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팬들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축구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이 힘을 합쳐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Q. 김병지 대표도 경기인 출신이지만 솔직하게 여쭤볼게요. 경기인 출신 지도자들은 경기 외적인 활동에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죠. 이전보다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축구계는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미디어는 물론 구단 프런트도 팬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도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도자들은 “K리그 경기 수가 너무 많다”고 입을 모읍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저는 구단 대표잖아요. 경제적인 부분을 우선합니다. 제가 카페를 운영하는데 직원들의 컨디션을 위해 3일만 일한다고 하면 바로 망할 거예요. 돈을 어떻게 법니까.

힘든 거 압니다. 제가 K리그 역사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사람인데 왜 모르겠어요. 하지만, K리그가 지금보다 더 성장해야 하잖아요. 지도자들, 선수들 모두가 더 좋은 대우 받으면서 뛰고 싶잖아요.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축구 산업이 커져야 해요. 축구가 돈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프로축구단이 더 많은 스폰서를 유치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요. 경기 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늘어나야 합니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 양민혁과 같은 스타 선수가 증가할 수도 있어요. K리그 모든 팀이 유소년 팀을 운영하고 있잖아요. 경기 수 증가는 그 선수들이 지금보다 큰 관심을 받으면서 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기회는 한국 축구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고요. 경쟁력 있는 선수의 증가는 구단의 발전, 팬 증가, 수익 창출 등으로 이어질 겁니다.

말씀 주신 콘텐츠 제작 부분에서도 인식이 바뀌어야죠. 모든 축구인이 “팬들이 있어서 존재한다”고 말하잖아요. 팬들이 오기만 기다려선 안 됩니다. 우리가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야 해요. 앞서서도 말했지만 지금 축구장을 찾으시는 분들은 경기만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팬들에게 더 많은 추억을 남겨드릴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김병지 대표가 강원과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는 2024시즌을 마치고 강원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이었다. 현장에서 일할 때 확실한 동기부여와 서로에 대한 존중만 보장된다면, 강원 만한 선택지가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사진=이근승 기자
Q. 이야기를 나눌수록 강원이 김병지 대표와 재계약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김병지 대표의 재계약 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강원은 현실적으로 2024시즌과 같은 성과를 내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이었잖아요. 강원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데 부담은 없었습니까.

제가 강원 대표이사로 올 때부터 여러 이야기가 있었잖아요(웃음). 재계약 제안을 받고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제일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바로 나온 답은 ‘현장’이었어요. 현장에서 일할 때 확실한 동기부여와 서로에 대한 존중만 보장된다면, 강원 만한 선택지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죠.

연봉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돈이란 건 내가 땀 흘려서 성과를 내면 항상 따라오더라고요. 선수 때부터 느낀 겁니다. 우리의 연봉은 후지급제예요. 선수는 경기장에서 증명해야만 높은 연봉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세상 어떤 구단도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선수에게 큰 연봉을 주지 않아요.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면서도 돈이란 건 내가 열심히 한 만큼 따라온다는 걸 배웠습니다. 제겐 강원이 지금보다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은 꿈도 있어요. 저는 강원의 성장과 성공이 저의 성장과 성공이라고 봅니다. 2023, 2024년 성과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저는 강원에서 더 좋은 경영자로 성장했습니다. 성과를 냈고요.

저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습니다. 강원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갈 수 있는 팀이란 걸 확인했으니까. 우리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더 탄탄한 구단을 만들 겁니다. 성적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구단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당장 명확한 시점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제 임기 내 2024시즌을 뛰어넘는 역사적인 한 해를 만들 거예요. 우리 계획에 다 수립되어 있습니다.

Q. 김병지 대표는 양민혁, 신민하 등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를 발굴하는 데도 앞장섰습니다. 김병지 대표의 ‘선수 보는 눈’도 남다른 것 같은데요. 선수를 볼 때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 있습니까.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 선수들이 있어요. ‘참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가 있죠.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게 ‘감’이지 않나 싶습니다. 선수를 한 번만 보는 경우는 없어요. 여러 경기를 봅니다. 특히나 자기 팀보다 강한 팀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하는지를 보면 ‘이 선수가 얼마만큼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보이는 것 같아요.

박주영·이청용·기성용의 어린 시절을 눈앞에서 봤던 김병지 대표 “양민혁도 그들처럼 자기만의 장점 뚜렷해”
강원 FC에서 환상적인 프로 데뷔 시즌을 마치고 토트넘 홋스퍼로 향하는 양민혁. 사진=이근승 기자
Q. 김병지 대표의 선수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FC 서울에서 뛸 때였죠. 당시 한국 최고의 유망주였던 이청용, 기성용과 함께했잖아요. 박주영도 함께 했었고요. 그때 선수들과 양민혁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스타일이 다 달라요(웃음). 기성용은 포지션도 다르죠. 기성용은 미드필더잖아요. 이청용, 양민혁이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이 비슷하죠. 기성용은 중원에서 경기 흐름을 읽고 공·수를 연결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어요. 이청용은 지금껏 본 선수 가운데 센스가 가장 좋았습니다. 공의 속도에 맞춰서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어릴 때부터 훌륭했죠.

박주영은 혼자서 해결할 능력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공을 몰고 들어가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였죠. 양민혁은 공을 잡았을 때 팀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아요. 해결사 능력도 갖췄고요. 분명한 건 어릴 때부터 이와 같은 재능, 근성을 보이는 선수들은 다 성공했다는 겁니다. 양민혁도 그럴 거예요.

Q. 10대 시절부터 특출난 재능을 나타내는 선수들이라고 해서 100%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큰 성공을 이룬 선수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죠. 어릴 때부터 톡톡 튀는 선수들은 도전, 모험을 즐길 준비가 돼 있어요. 하지만, 지도자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안전한 선택을 바라는 지도자가 많잖아요. 어떤 지도자를 만나 어떠한 환경에서 축구하느냐가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Q. K리그 현실을 보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3개 팀이 강등될 수 있는 환경이에요. 제주 유나이티드 김학범 감독,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 등은 올 시즌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뒤 “승강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연맹에선 “K리그2로 떨어질 확률이 8%밖에 안 된다”고 했더라고요. 숫자를 가지고서 논쟁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북 현대 감독이 왜 바뀌었을까요. 첫째로 4위 안에 들지 못했어요. 파이널 B에 속했고, 강등권에 내려앉았습니다. 만약 울산 HD나 FC 서울 같은 팀이 저런 상황에 놓였다면 달랐을까요. 현재의 K리그1은 6위 안에 들지 못하는 순간 강등 위기인 겁니다.

연맹의 데이터는 자동 강등만 이야기해요. 최하위만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파이널 B에 속한 6팀 모두 강등에 떨고 있거든요. 좋은 경기를 펼칠 수가 없어요.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기 전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5월이 지나면 이기는 축구에 몰입할 수밖에 없어요. 강등은 무조건 피해야 하니까.

또 하나. 어린 선수 키우자고 U-22 정책 시행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겁니까. ‘유소년을 키워야 한다’면 그들이 뛸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줘야죠. K리그1 감독들은 오늘만 삽니다. 계약 1년 남겨둔 지도자가 4년 뒤 주전급 선수가 될 10대 선수를 어떻게 뛰게 해요.

특히나 울산, 서울, 전북과 같이 선수단 퀄리티가 좋은 팀일수록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잡는 건 더 어렵습니다. 연맹이 앞서서도 말했지만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 등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Q. 축구계에선 ‘K리그1 구단 수가 다시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K리그 인기가 늘어나고 있잖아요. 최대한 빠르게 늘려야죠.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올라온 팀들이 한 해 예산을 줄일까요. 절대 아니죠. 예산을 더 늘릴 겁니다. 투자하는 팀이 늘어나면 더 많은 투자로 이어질 거예요. 반대로 어떤 팀이든 강등되면 대규모 예산 삭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강등 위험을 줄이고 더 좋은 축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변하지 않는 김병지 대표의 꿈 “내 돈으로 팀 운영하는 구단주”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김 대표의 꿈은 구단주다. 자기 돈으로 팀을 운영하는 진짜 구단주 말이다. 김 대표는 “돈 열심히 벌어서 언젠가 꼭 내 구단을 운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Q. 다시 강원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강원은 홈구장으로 두 곳을 사용합니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과 강릉종합운동장입니다. 강원은 클럽하우스가 강릉에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춘천에서 경기하면 원정 팀보다 이동 거리가 더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강원은 강릉에서 더 많은 관중을 모으기도 했고요. 강원이 강릉에 정착하는 게 팀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닙니까.

강원은 도민구단입니다. 구단주께서 제게 가장 강조한 게 ‘도민 화합’이에요. 구단주님이 도민 화합을 가장 중요시하기에 저는 그 방향성을 따라야 합니다. 도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제 역할이에요. 다른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민 화합을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옳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제가 구단주님의 생각을 따를 수 없다면, 제가 축구단을 창단하거나 인수해서 운영해야죠. 제 돈을 들여서(웃음).

Q. 프로축구단이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려면 구단 고위층이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야 하기도 합니다. K리그엔 울산이나 대구 FC를 제외하곤 구단 고위층이 자주 바뀌는 게 사실이거든요. 이 고민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까.

저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강원은 대표가 연임된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깁니다. 다만 오랫동안 팀을 이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잘하는’ 겁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오래 하는 거예요. 저도 내년엔 구단을 성장시키지 못한다면 그만둘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선수만 프로가 아니거든요. 프로스포츠에 몸담은 모든 구성원이 ‘프로’입니다. 프로답게 성과로 이야기해야죠.

이런 생각도 해요. 프로축구단에서 가장 오랫동안 몸담은 이들은 보통 사무국에 있습니다. 사무국에서 구단의 장기 계획에 따라서 점차 발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어느 누가 고위층으로 와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덧붙여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팀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평생을 축구계에 몸담고 있습니다. 지금도 축구가 좋습니까.

아내와 종종 하는 얘기입니다(웃음). 축구가 아주 좋아서 선수가 됐죠. 은퇴 후에도 축구계에 남아있는 이유고요. 저는 그래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먼저 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고 있으니까. 제가 여러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것도 다 축구 때문이거든요. 제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 셋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축구 덕분이었고요. 제게 축구는 꿈이자 감사한 존재입니다.

Q. 김병지 대표의 꿈은 무엇입니까.

제 꿈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구단주’예요(웃음). 대표도 구단을 운영하긴 하지만 월급을 받는 직원입니다. 구단주는 자기 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거잖아요. 돈 열심히 벌어서 언젠가 꼭 제 구단을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는 그가 운영하는 경기도 구리시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에 걸린 작품들은 현대미술가인 그의 아내 김수연 씨의 작품들이다.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가 현대미술가인 그의 아내의 작품을 가르키며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쉬는 날엔 이런 걸 한다”며 활짝 웃은 뒤 “여기 있는 못들이 다 내가 다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의 못질 솜씨가 사뭇 남다르다. 사진=이근승 기자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경기인 출신이 아니어도 구단 행정, 경영자를 꿈꾸는 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에게 ‘이런 준비를 하라’고 조언해 줄 게 있습니까.

요즘 행사하는 곳 많잖아요. 축구장이나 야구장뿐 아니라 콘서트장, 백화점, 대형 마트 등 많습니다. 그런 행사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해요. 그 행사안에 홍보, 마케팅, 유통 등 모든 산업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경험을 쌓으면, 어떤 행사든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거예요.

제가 홈경기 사업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여기서 1년만 있으면 어느 직장에 가더라도 행사는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요.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다양한 경험을 쌓으셨으면 합니다. 프로축구단 직원들은 상품 개발, 사업, 홈경기 운영, 미디어 대응 등 다양한 업무를 맡습니다.

프로축구단엔 선수단 운영, 지원도 있고요. ‘나는 선수단 운영팀이 좋다’고 해서 그것만 맡아서 할 순 없습니다. 프로축구단에 입사한 후에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능력을 갖춰야 대표까지 될 수 있는 거고요. 얼마 전에 (이)영표가 그런 얘길 했더라고요. 영표가 “경기인 출신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했죠.

저는 다르게 말하고 싶어요. 선수 출신이 행정이나 경영을 맡는다면 ‘무조건 더 잘해야 한다’고. 우린 선수 경험이 있잖아요. 우린 프로축구의 중심이 되는 선수단이 어떻게 운영되고 돌아가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럼 더 잘해야죠.

[구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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