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삭감 후폭풍…140억배럴 석유·가스 '대왕고래' 찾기 좌초 우려

이정현 기자 2024. 12. 1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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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속 야당 주도의 내년도 예산안 삭감으로 인해 동해 심해 가스전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은 결국 전액 감액됐다.

1차 시추에 드는 예산 1000억 원 중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500억 원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그 부담은 온전히 사업을 맡은 한국석유공사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동해 심해 가스전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0여억 원이 사실상 전액 감액된 채 부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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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새해 예산]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5억 중 497억 삭감
석유公 자체 재원조달 부담↑…추가 시추 위한 해외투자도 애로
지난 9일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고래 조형물 뒤로 동해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계획이다. 보급품을 실은 뒤 오는 17일 경북 포항 영일만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시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2024.1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탄핵정국 속 야당 주도의 내년도 예산안 삭감으로 인해 동해 심해 가스전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은 결국 전액 감액됐다.

1차 시추에 드는 예산 1000억 원 중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500억 원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그 부담은 온전히 사업을 맡은 한국석유공사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12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673조 3000억 원으로 통과시켰다. 이는 정부안 대비 4조 1000억 원 감액된 규모다.

이중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은 총 11조 4336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정부안 대비 675억 원, 올해 본예산 대비 453억 원(-0.4%)이 감액된 규모다. 정부안 대비 가장 큰 삭감 비중을 차지한 사업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유전 개발사업 출자다. 전체 삭감액 중 74%(497억2000만 원)를 차지한다.

동해 심해 가스전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0여억 원이 사실상 전액 감액된 채 부활하지 못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기존 정부안 505억 원에서 497억2000만 원(98%)을 삭감한 수정안을 확정했다. 통과시킨 예산은 8억 3700만 원에 불과하다.

당장 오는 17일 1차 시추작업을 위해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시추해역으로 출항을 앞둔 상황에 관련 예산이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동해 심해 가스전 자원탐사개발 프로젝트'는 불안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정부 지원 예산은 사라졌지만, 사업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는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미 시추 작업이 시작된 상황에서 프로젝트 중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부족한 자금인데, 일단 정부 지원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석유공사가 회사채 발행 등 자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19조 6000억 원, 자본은 1조 3000억 원으로, 2020년부터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가까스로 1차 시추작업을 완료한다 해도 추가 시추가 정상적으로 추진될지도 걱정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최소 5회, 10회 미만에서 시추탐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시추 1공당 최소 1000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데, 2차 시추부터는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탄핵정국 속 국가 불확실성 확대로 세계가 한국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활한 투자유치가 가능할지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1차 시추에서 자원 부존 가능성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추가 시추작업에 탄력이 붙겠지만,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된다면 '프로젝트 좌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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