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에렉투스·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 두 원시 인류 발자국 동시 발견
150만년 전 케냐 호숫가서 조우
“공존과 경쟁 등 상호 작용 가능성”
150만년 전 지금의 케냐 투스카나 호수 인근에서 계통이 다른 인류의 두 종이 마주쳤다. 호미닌(hominin·사람족)이지만 서로 다른 이들은 같은 지역에서 지내며 어쩌면 먹을거리와 생활 환경을 공유했을 수도 있다.
미국 피츠버그 채텀대 등 국제 연구팀은 이렇게 계통이 다른 원시 인류 두 종이 함께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케냐에서 발견된 여러 종류의 뼈 화석과 발자국 화석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다. 발자국을 3차원 영상으로 분석하고, 발걸음을 통해 해부학적 구조와 운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두 발자국이 각각 서로 다른 원시 인류 ‘호모 에렉투스’와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의 것으로 확인됐다.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알려진 호모 에렉투스는 지금으로부터 200만~10만년 전에 존재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두뇌가 커서 도구를 제작하고 불을 사용할 줄 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장은 150~180㎝로 현재 인류와 비슷했으며, 사회적 집단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는 260만~120만년 전에 살았던 고대 인류다. 호모 에렉투스보다 키가 작아 120~140㎝ 정도였을 것으로 보이고, 뇌 또한 다소 작았다. 호모 에렉투스에 비해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멸종했는데,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두 종은 모두 직립 보행에 능했고 민첩해 신체적 생존 가능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비슷한 시기 존재했던 이들이 상호작용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호미닌 두 종의 생활 반경이 겹쳤으며, 호수 주변이 서식지로서 매력적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공존과 경쟁, 생태 지위 분할 등 상호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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